"제 아들도 소방관" 꽃다운 청춘 순직에 제주 온 소방가족도 오열

고(故) 임성철 소방장 시민분향소에 추모 발걸음

2일 오전 제주시 소방안전본부에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의 시민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꽃다운 청춘을 바쳐서 목숨을 기꺼이 내어주신 소방관님…천국에서 영면하시길 기도합니다'

- 포천소방서 소방교 ○○○ 母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화재 현장에서 국민을 살리고 산화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의 안타까운 죽음에 제주로 여행 온 소방가족도 오열했다.

2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마련된 시민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조문객은 분향소에 들어서기 전부터 참아온 눈물을 쏟아냈다. 임 소방장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친 그는 떨리는 손으로 방명록에 임 소방장의 영면을 기원하는 글을 남겼다.

이 조문객은 임 소방장(특진 추서 전 소방교)과 같은 계급의 소방관을 아들로 둔 어머니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임 소방장 시민분향소를 찾은 소방가족이 남긴 방명록. 2023.12.2/뉴스1

그는 "저희 아들도 소방관"이라며 "제주에 여행을 왔다가 임 소방장의 부고를 듣고 마음이 찢어지는 듯해 조문하러 왔다"고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일 임 소방장의 순직 소식이 전해지면서 빈소가 마련된 부민장례식장과 합동분향소가 꾸려진 소방본부 청사에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 뿐 아니라 임 소방장의 소방 동료들도 근조리본을 패용하고 찾아 눈물로 임 소방장 영전에 헌화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추모관에서는 현재까지 2700명이 넘는 시민들이 헌화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임 소방장의 친구라고 밝힌 시민이 "원하는 거 있으면 꿈속에서 말해라, 다 들어줄게. 꼭 와라, 너를 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성철아, 계속 너를 부르고 싶다. 보고싶고, 고생했고 고생했다. 사랑한다"고 남기기도 했다.

2일 오전 제주시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마련된 고(故) 임성철 소방장의 시민분향소에서 시민이 임 소방장을 추모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날 오후 남화영 소방청장은 제주에 내려와 사고 현장을 확인한 뒤 빈소를 찾아 조문한다. 또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빈소를 찾아 임 소방장을 추모할 계획이다.

임 소방장은 지난 1일 오전 1시9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주택 옆 창고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다쳐 숨졌다.

당시 임 소방장은 선착대로 가장 먼저 사고 현장에 도착한 뒤 불이 난 창고에 붙은 주택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후 변을 당했다.

임 소방장은 2019년 5월 경남 창원에서 소방에 입문했다. 화재와 구급 현장을 누벼온 그는 2021년 10월 고향 제주로 돌아와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 터를 잡고 도민 안전을 위해 투신했다.

임 소방장 장례는 제주특별자치도장(葬)으로 치러진다. 5일 오전 10시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임 소방장의 유해는 같은 날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 소방장에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