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타고 눈사람 만들고…눈 쌓인 한라산 초겨울 정취 물씬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주말을 맞아 한라산 곳곳에 설경을 즐기려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1100고지습지 일대에는 일찍 찾아온 겨울 정취를 만끽하는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가득했다.
털모자와 귀마개, 장갑, 두꺼운 외투로 무장한 채 씽씽 눈썰매를 타거나 장난스럽게 서로에게 눈뭉치를 던지고, 곳곳에 크고 작은 눈사람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반려견을 데리고 홀로 산책을 하거나 연인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두 살난 딸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이 곳을 찾은 성민희씨(38)는 "아이에게는 오늘이 첫 눈구경"이라며 "눈을 만지고 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조카들과 썰매를 타던 김소정씨(33)는 "조카들이 가자고 졸라서 왔는데 생각 보다 춥지 않고 햇볕도 따뜻해서 제가 더 힐링하고 있다"며 "특히 썰매를 탈 때 단풍과 설경이 동시에 보이는데 이색적이고 참 좋았다"고 했다.
대설·강풍특보로 며칠간 전면 통제됐던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로도 오랜만에 탐방객들을 맞았다.
다만 전체 탐방로 7개 가운데 2개(어승생악·돈내코)만 정상 운영돼 아쉬움을 남겼다.
나머지 탐방로 4개(어리목·영실·성판악·관음사)는 윗세오름이나 사라오름, 삼각봉까지만 탐방구간이 제한됐고, 돈내코 탐방로는 시설물 점검으로 여전히 전면 통제 상태다.
눈은 금세 녹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기온이 차차 오르면서 21일까지 제주에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산간도로와 해발고도 1000m 이상 한라산 등반로에는 전날까지 내린 눈이나 비가 얼어 미끄러운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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