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중문단지내 관광공사 자산 매입 11월 착수…매매가격 얼마?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한국관광공사 자산 매입 협상을 11월 착수한다.

제주도는 중문관광단지 내 한국관광공사 자산 매입을 위한 협상을 11월부터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한 것이다.

협상 실무협의회는 자산현황 분석, 법률 검토, (도로 및 공원) 무상귀속, 매입금액 산정, 인수협약 등 8개 분과로 구성된다. 단장은 기획조정실정이 맡았다.

제주도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관광공사 측이 매입 협상을 먼저 제안했고 시한도 오는 2026년까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중문관광단지 내 한국관광공사 자산 매각 추진은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한국관광공사의 자산 효율화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뤄졌다. 기재부는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제주도를 선정할 것을 주문했으며, 제주도가 매입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에 매입을 요청한 부동산은 분양을 제외한 미개발 용지와 소유 부동산 전체다. 건물은 1만5353㎡, 토지는 156만7334㎡이다. 토지 가운데 60.9%인 95만4767㎡가 중문골프장(18홀)이다. 근로자 고용승계도 조건에 포함됐다.

이번이 세 번째 진행하는 중문관광단지 매각 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매매 가격이다.

중문골프장 용지만 15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제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3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4년 협상에서도 제주도와 한국관광공사가 매매가격에 이견을 보이면서 결렬된 바 있다. 당시 한국관광공사 측은 중문골프장 1050억원, 잔여 토지 460억원 등의 평가액을 제시했지만 제주도는 공시지가의 60∼70%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제주도의 재원부족으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5일 "중문관광단지 매입은 중문관광단지 조성 당시 도민 희생에 대한 진단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 지사는 이날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한국관광공사측은 현재의 시가에서 접근할 텐데, 우리 입장은 관광단지 조성 시 일종의 토지 수용 과정에서 벌어진 도민의 희생 및 피해에 대한 진단이 먼저 필요하다"며 "그 진단에 기초해서 가격이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과거 제주연구원에서 제안한 내용을 참고할만 하다고 언급했다.

2011년 제주연구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중문관광단지 민간매각을 추진하자 '중문관광단지 민간매각의 문제점과 대책방안' 정책이슈브리프를 내고 제주도가 최소가격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용을 보면 중문골프장을 제외한 단지내 시설과 토지 등은 공공시설로 제한돼 있어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에 무상양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중문골프장은 1989년 완공 당시 토지취득가격 37억원을 포함한 개발비용 121억원으로 30여년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가격을 최소가격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중문관광단지는 한국관광공사가 1978년 서귀포시 중문, 대포, 색달 일원(3.57㎢)을 대상으로 조성을 시작한 종합 관광휴양단지다. 공사는 지금까지 기한을 연장하며 조성 사업을 추진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당시 지역 주민 2000여명이 '내땅지키기 대책위원회'를 꾸려 "농토가 수용되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쫓겨나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다"며 호소했지만 결국 강제수용 당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