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한 네 남편 죽인다" 음주운전 벌금형 격분 이웃에 흉기 든 50대
제주지법, 징역 2년6개월 선고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에 처하게 되자 흉기를 들고 신고자 아내를 협박한 5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폭행 등)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4)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6일 오전 8시30분쯤 술에 취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제주시에 있는 피해자 B씨의 주거지 앞으로 간 뒤 현장에서 B씨의 아내 C씨를 맞닥뜨리자 미리 준비해 간 흉기를 들고 "네 남편은 어디 갔느냐. 죽여 버리겠다"고 말하며 C씨를 협박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난해 8월 음주운전을 하다 B씨의 신고로 그 해 말 제주지법으로부터 벌금 8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A씨는 첫 공판에서 "답답한 마음에 오토바이 짐칸에서 흉기를 잠깐 꺼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피해자와 목격자의 증언을 듣고 나서 그제서야 잘못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으로, 피해자들은 이 사건 이후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과거에도 여러 차례 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면서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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