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보다 낮게 팔겠다"…제주, 부동산 침체에 '마피' 와르르
집주인, 중도금·잔금 내지 못해 수천만원 손해 감수
미분양 사태도…'장기 침체 진입 우려' 가능성 제기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일명 마피)이 속출하고 있다.
12일 제주지역 정보지 등을 살펴보면 제주시 노형동 A 공동주택의 전용면적 86.94㎡ 세대의 분양권이 4억9857만원에 나왔다. 이 세대의 분양가 5억537만원보다 5530만원 낮은 가격이다.
연동 소재 공동주택의 전용면적 154.58㎡ 세대도 분양가보다 5000만원이 떨어진 15억141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또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84.96㎡ 세대는 분양가가 8억8530만원보다 7000만원 내린 8억1530만원에 거래 시장에 등장했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있는 B아파트 84.96㎡(25.7평) 세대 역시 분양가보다 3000만원이 내린 5억510만원에 매매 시장에 등장했다.
도내 아파트에서 '마이너스프리미엄' 매물이 나온 이유는 잔금 대출이 불투명하고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전세값 하락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아파트를 처분하고 있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제주지역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 4월 67.8%, 5월에는 62.2%에 머물렀다.
입주율은 입주자가 입주기간 내 잔금을 납부한 것인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통상 7~12% 수준의 연체이자를 물게 돼서 입주자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60%대의 낮은 입주율이 유지된다면 제주지역 부동산경기가 장기 침체에 진입할 우려가 있어서 대응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집주인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아파트를 팔면서 부동산 경기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5월 주택통계를 보면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1961호로 역대 최다였던 지난 4월 1966호보다 5가구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C아파트(425세대)는 지난달 분양에 나섰지만 1순위 청약 결과 신청자는 84명에 불과해 청약 미달 사태를 빚었다.
집을 다 짓고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물량도 755호로 전월(758호)과 비교해 3가구 감소에 머물렀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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