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겁나"…비상착륙 제주 학생 일부, 배 타고 집으로
소년체전 일정 끝낸 5명 여수발 배편 이용
교육청, 트라우마 극복 심리상담 적극 지원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전국소년체전 참가를 위해 비행 중 상공에서 문이 열린 아시아나항공 사고기에 탔던 제주지역 초·중학생 일부가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해 비행기가 아닌 배편으로 제주에 돌아온다.
28일 제주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울산에서 열린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제주지역 학생 선수 5명이 29일 새벽 지도자 동승 하에 여수발 배편으로 제주로 복귀한다.
이들 학생은 사고기에 탔던 트라우마로 비행기를 타기 불안하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합을 마친 학생 31명과 체육회 임원 12명은 이날 오후 항공편을 이용해 돌아올 예정이다.
앞서 제주 초·중등 육상선수단(학생 38명·지도자 등 7명), 유도선수단(선수 10명·지도자 10명) 등 총 65명은 소년체전 참가를 위해 지난 26일 문제의 항공기에 탑승했다.
이 중 열린 비상문과 가까이 앉았던 육상선수 8명과 지도자 1명이 두통과 과호흡, 불안, 어지러움, 손발 저림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선수단과 지도자 전원은 사고 당일 울산에서 울산광역시교육청과 보건복지부 소속 상담기관 40여 명과 연계해 1차 심리검사를 받은 후 경기에 출전했다. 육상 선수 2명은 시합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복귀 후에도 항공기에 탑승했던 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이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제주도교육청은 정서복지과 상담교사가 학생과 학부모 전화상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학교와 위(Wee)센터, 정서복지과가 직접 대면 상담을 할 계획이다.
특히 병원에 이송됐던 9명에 대해서는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계해 별도 관리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트라우마 예방과 심리정서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경찰은 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약 213m(700피트) 상공에서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 출입문을 강제로 연 A씨에 대해 "범행의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 적용된 혐의는 항공보안법 위반 등이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한 승객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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