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제주 바다고둥과 미역과 들깨가루의 조합…'보말국' 인기
[제주향토음식점 돌아보기] ⑧갯것이식당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제주는 화산섬이다. 땅이 척박하고 물도 귀해 농사를 짓기 어려웠다. 때문에 제주사람들은 '갯'(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했다.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제주사람들에게 내주는 바다는 '제주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땅'이었다.
제주인들의 일상적인 상차림을 잘 간직하고 있는, 향토색이 짙은 식당이 있다.
제주시 이도2동 '갯것이식당'(대표 한복순)이다. 1996년 문을 연 '갯것이식당'은 제주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 등으로 제주인의 밥상에 오르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갯것'은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다. "갯것하러 간다"고 하면 무딘 칼이나 호미, 숟가락 등 간단한 손도구를 이용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이다.
식당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갯것이식당'은 제주바다에서 나오는 '갯것'들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대표적인 메뉴가 '보말국'이다. 오래전부터 제주사라들에게 사랑받아온 식재료인 보말은 '바다고둥'이라는 뜻의 제주어다.
이 집의 보말국은 잘게 썬 미역과 들깨가루의 고소함이 더해져 깊고 진한 맛이 돋보인다. 미역 사이사이에 보말이 쫄깃하다.
여기에 채소, 그리고 입맛을 돋우는 '자리젓'을 곁들이면 일품이다.
이 집의 성게국도 단골들이 많이 찾는다. 성게 중에서도 알아주는 보라성게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이 집 성게국에서는 바다향이 깊게 배어 있다.
신선한 해산물을 쓸 수 있는데는 한복순 대표의 이력 때문이다. 해녀출신인 한 대표는 지금도 과거 물질을 함께 했던 해녀들로부터 '직거래'로 성게나 보말 등을 받는다. 미역 등은 한 대표가 직접 '갯'에 나가 채취하기도 한다.
주인장의 손맛도 정평이 나 았다. 2003년 제주향토음식경연대회에 출전, 금상을 받은 숨은 실력자다.
한 대표는 "바다에서 나오는 재료는 건강하다"며 "건강한 재료로 밥상을 차리던 제주사람들을 생각하며 건강한 밥상을 그대로 식탁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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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제주 들녘과 바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청정 재료들을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단순한 조리법으로 맛을 살린 제주향토음식. '국민 여행지' 제주에서는 향토음식을 맛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다. 제주향토음식의 맥을 이어가는 제주도 지정 '제주향토음식점' 12곳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