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음주운전'…경찰국 논란 속 제주경찰 연일 망신살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다음달 2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출범에 경찰이 반발하는 분위기 속에 한 경찰 간부가 음주운전 도중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료들에게 붙잡히는 등 제주경찰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른 비위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제주경찰청 소속 A경감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A경감은 지난 27일 오전 1시50분쯤 제주시 일대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3㎞ 가량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경감은 신호 위반 등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목격했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동료 경찰관들에게 덜미를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제주경찰청 소속 B경위가 해임된 뒤 제주경찰청 자체적으로 음주운전 재발방지 교육을 실시한 지 1년도 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B경위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지난해 8월6일 밤 제주시 일대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까지 냈었다.

그 해 제주에서는 B경위 뿐 아니라 만취해 오토바이를 몰고 동료 경찰관의 집에 찾아가 돌을 던지거나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고, 동료들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는 경찰관들도 나와 비판 여론이 상당했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정부가 행안부 경찰국 신설 등 경찰 개혁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지난 5월 이후 온갖 비위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경찰관들의 모습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하며 정부에 맞불을 놓는 일선 경찰관들의 체면까지 구겼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C경위의 경우 휴대전화 카메라로 연인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것도 모자라 헤어진 뒤 반지를 돌려 달라며 유포 협박까지 한 혐의로 지난 7월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서 소속 D경사는 불륜 의심 끝에 아내의 통화내용을 몰래 녹음하고, 나아가 아내에게 68차례에 걸쳐 감시하는 문자 메시지까지 보낸 혐의로 지난 5월 제주지법으로부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두 경찰관에게 각각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범행 자체의 죄책도 무거울 뿐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경찰 공무원의 신분으로 범행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밖에 같은 서 소속 E경정의 경우에는 장례식장에서 부하 여직원을 껴안는 등 강제추행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제주경찰청은 올해부터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가 청렴도와 부패방지 두 분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개편됨에 따라 지난 26일 오후 제주경찰청 청렴정책협의체 정기회의를 열고 청렴도 향상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상률 제주경찰청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권 개혁과 자치경찰제 시행 등 경찰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과 더 큰 책임감으로 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