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평화의 소녀상 또 훼손…이번엔 방석 난도질

3일 오후 8시쯤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 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의자 위에 올려져 있던 방석이 6곳 가량 찢긴 채 발견됐다.(제주평화나비 제공) 2016.9.3/뉴스1ⓒ News1
3일 오후 8시쯤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 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의자 위에 올려져 있던 방석이 6곳 가량 찢긴 채 발견됐다.(제주평화나비 제공) 2016.9.3/뉴스1ⓒ News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 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의자 위 방석이 찢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소녀상 이마에 흉터가 발견된 지 두 달여 만에 또 다시 훼손 사태가 일어났다.

4일 제주평화나비에 따르면 3일 오후 8시쯤 소녀상 점검차 방일리공원을 찾은 제주평화나비 회원 2명은 소녀상 옆 의자 위에서 찢긴 방석을 발견했다.

방석은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6곳 가량 찢겨 있었다. 다행히 방석 아래 의자와 소녀상에 대한 직접적인 훼손은 발견되지 않았다.

방석이 올려져 있던 의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올해 초 한 시민이 의자 위에 방석을 설치해 수개월 동안 그 모습이 유지돼 왔다.

김광철 제주평화나비 대표는 "간밤에 소녀상 의자 위에서 찢어진 방석이 발견돼 급히 수거했다"며 "예리한 도구로 찢어진 것을 볼 때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일 오후 8시쯤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 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의자 위에 올려져 있던 방석이 6곳 가량 찢어진 채 발견됐다.(제주평화나비 제공) 2016.9.3/뉴스1 ⓒ News1

그러나 범인은 잡기 힘든 상황이다. 이렇다 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녀상과 방일리공원 입구 근처에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조차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5일 소녀상 이마에서부터 왼쪽 눈썹 아래까지 7cm 가량의 흉터가 발견됐을 때 범인을 잡지 못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의 경우 소녀상에 대한 직접적인 훼손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이런 인위적인 훼손은 계속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향후 추가적인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행정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원도 원주에서는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CCTV 설치는 물론, 행정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며 "제주 소녀상도 공공조형물로 지정·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