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부지, 천연기념물 수산동굴 훼손 우려”
- 안서연 기자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제주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주변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용암동굴이 있어 향후 공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수산1리 제2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공항 예정부지에서 약 650m 떨어진 곳에는 총 길이 4520m의 ‘수산동굴’이 위치해 있다.
수산동굴은 제주도의 용암동굴 중 빌레못동굴(천연기념물 342호)과 만장굴(천연기념물 98호)에 이어 국내 3번째로 긴 동굴이며 세계적으로는 7번째다.
동굴 내부에는 용암석순을 비롯해 용암주석·용암선반·용암종유·용암교·가지굴 등 각종 생성물과 미지형이 잘 발달해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문화재청은 동굴 면적 44만3148㎡를 천연기념물 제467호로 지정했다.
수산굴의 가치를 설명한 비대위는 “이 동굴의 지형지물은 주굴 보다 가지굴 부분에 잘 보존되고 있다”면서 “수산굴 발굴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국토부가 발표한 신산지구 내륙형 공항 부지 안으로 가지굴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어 “수산굴은 남쪽으로 내려와 예정 공항부지 방향으로 길게 뻗어가는 모양을 하고 있어 여기 안에 수많은 가지굴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제2공항 완공 후에도 비행기 이착륙으로 인한 진동 충격은 동굴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2003년 문화재청의 ‘제주도 천연동굴 일제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공항예정부지 인근에는 ‘가’급인 수산굴을 비롯해 학술적 가치가 있는 굴이 32곳 있다”며 “제2공항이 들어선다면 이런 학술적 가치가 있는 용암동굴의 훼손은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비대위는 “만약 공사 중 학술적 가치가 있는 수산굴의 가지굴이 발견된다면 제2공항 건설은 당연히 중단되고 공항 부지 자체도 전면 수정돼야 한다”며 “이 경우 공사비뿐만 아니라 공사 지연 및 부지 재선정 등으로 인한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실제로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관계자는 “수산굴 주굴 규모에 대해서는 일부 조사가 됐지만 가지굴에 대해는 아직 정보가 많이 없다”면서 “실제로 가지굴이 있다면 제2공항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검토해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천연기념물 주변에 건물 등을 세울 경우 500m 이내를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로 보고 있지만 이를 벗어난다 하더라도 영향성을 미치는 대규모 사업이라면 응당 검토를 받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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