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짧은 활주로·새떼 대책 재검토해야" 목소리(종합2보)

"참사 예방 위해 활주로 길이·안전설비 보강을"
백령·새만금공항 활주로 연장 필요성 등 거론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군인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전국종합=뉴스1) 정진욱 박소영 김동규 이성덕 조아서 김세은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179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조류 충돌과 짧은 활주로가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국내 공항의 안전대책 점검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짧은 활주로'가 사고 위험 키운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사고가 난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로 인천공항(3.7㎞)과 김포공항(3.6㎞)보다 짧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무안공항 활주로가 지금보다 길었다면 항공기가 동체 착륙 후 멈췄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물론 규정대로 활주로가 설치된 건 맞겠지만 비상상황에 대처하기엔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아쉬운 부분이다. 마침 무안공항에선 활주로를 3.16㎞ 길이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미처 완료되지 않은 채 이번 참사가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오는 2030년 개항 예정인 백령공항과 2029년 개항 목표인 새만금 국제공항의 활주로도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령공항 활주로는 1.2㎞, 새만금 공항은 2.5㎞로 설계됐다.

전북도의원들로부턴 "새만금 공항 활주로를 최소 3㎞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울산공항 역시 국내 최단 활주로(2㎞)를 보유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류 충돌 대응도 '미흡' 지적

이번 참사와 관련해 조류 충돌 대응도 국내 공항의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현재 대구국제공항에선 철새도래지 인근에 있어 조류 퇴치 인력 25명이 근무하며 폭음 경보기 30대를 운영 중이다.

백령공항의 경우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국토교통부와 협의 과정에서 취소됐다. 관련 용역은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포함돼 2025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김해공항은 2019년 이후 147건의 조류 충돌 사고가 발생해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포공항(140건), 제주공항(119건), 대구공항(38건)도 높은 사고 건수를 보였다. 무안공항의 비행편당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0.09%로 가장 높았다.

울산공항의 경우, 조류 충돌 예방 전담 인원이 단 4명에 불과하며, 관련 설비도 부족한 상황이다.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기 등 설비를 갖추는 것과 더불어 조류 퇴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공항 주변 철새 도래지와 농경지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와 관리 방안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짧은 활주로와 미흡한 조류 충돌 대응은 항공기 사고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며 "국토교통부와 지자체는 활주로 설계와 안전 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neth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