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허드슨강 불시착도 버드스트라이크…'64톤 충격'
무게 1.8㎏ 새 시속 960㎞로 비행 중인 항공기 충돌시
버드스트라이크 '치명적 위험'
- 정진욱 기자
(무안=뉴스1) 정진욱 기자 =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는 항공기 엔진과 랜딩기어 등 핵심 부위를 손상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 중 하나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활주로 주변에서 활동하는 새와 부딪히면 엔진 정지나 착륙장치 고장 등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추락한 제주항공 7C2216편 역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해 랜딩기어가 손상한 것으로 추정됐다.
무안공항 주변은 논과 습지가 많아 조류 활동이 활발하다. 이착륙 시 새와 충돌하면 엔진과 랜딩기어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다. 정부당국은 블랙박스 데이터를 토대로 활주로 주변 조류 흔적을 분석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무게 1.8㎏의 새가 시속 960㎞로 비행 중인 항공기와 충돌하면 약 64톤의 충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만 순항 고도에서는 조류 충돌 가능성이 낮다.
문제는 이륙과 착륙 과정이다. 공항 주변에 서식하는 새 떼와 마주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속 370㎞로 이륙하는 항공기가 1㎏ 이하의 새와 부딪히면 약 5톤의 충격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버드스트라이크로 파손된 항공기를 보면 조종석이 찌그러지거나 새가 조종석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사례도 있다. 사고 항공기가 조류 충돌을 겪었다면 엔진이나 착륙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위험이 크다. 엔진을 손상시키거나 심하면 태워버릴 수 있다. 버드스트라이크의 약 5%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
2009년 미국 뉴욕 허드슨강 불시착 사고(US 에어웨이스 1549편)는 버드스트라이크 대표 사례다. 이륙 직후 철새 무리와 충돌해 엔진이 멈췄고, 조종사가 강에 동체착륙을 강행해 전원 생존했지만 기체는 크게 손상됐다.
2018년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공항에서는 활주로 인근의 새 떼와 부딪혀 랜딩기어가 파손됐다. 조종사가 가까스로 비상 착륙에 성공했으나, 공항 운영이 전면 중단되는 혼란을 빚었다.
201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도 이륙 중이던 여객기가 새 무리와 충돌해 엔진과 하부 구조가 손상되면서 긴급 회항을 실시했다.
버드스트라이크는 사고 발생 시 조종 난도를 높이고, 항공기 정상 운항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항공전문가는 "버드스트라이크는 기상 환경과 조류 이동 패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완벽한 방어가 쉽지 않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비와 대응 매뉴얼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과 경찰은 사고기가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착륙하던 중 활주로 외벽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때 랜딩기어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기체가 크게 파손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까지 승객 1명과 승무원 2명이 구조됐고, 사망자는 62명이다.
탑승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합쳐 총 181명이다. 소방당국은 실종자와 추가 사상자를 수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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