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함정용 TACAN 국산화·상용화 성공

"프랑스 독점시장서 국산기술 대체 가능성 입증"

한국공항공사가 개발한 함정용 TACAN 구성도(한국공항공사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진욱 기자 = 한국공항공사가 항공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항행 장비 사업에서 프랑스에 이어 세계 2대 전술항법장치(TACAN·테칸)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사는 3년여간 연구개발 끝에 올해 함정용 TACAN 국산화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TACAN은 군용 항공기와 함정의 위치, 거리 및 방향을 제공하는 핵심 항행 장비다.

공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이 항행 장비 국산화를 위해 정부 요청에 따라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공사는 진동 및 충격을 흡수하는 주장비와 초경량·초소형 안테나를 개발, 해상 운용 환경에 적합한 함정용 TACAN을 제작했다고 부연했다.

함정용 TACAN은 해상작전 중 군용기가 함정으로 귀환할 때 방위 정보와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핵심 장비다. 공사는 지난 2016년 개발한 고정형 TACAN의 원천기술을 토대로 이를 개발했다.

공사는 함정용 TACAN 개발과 관련해 "성능검사와 기술 규격을 잇달아 통과하고, 최신 미국 국방 기술 규격에 맞춘 국제 인증도 획득했다"며 "프랑스 탈레스가 독점하던 방위산업 시장에서 국산 기술의 대체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공사는 현재 우리 해군에 함정용 TACAN을 납품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공사는 2028년까지 방위사업청이 발주할 약 30식의 TACAN을 전량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는 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함정용 TACAN 시장에도 진출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고정형 TACAN과 관련해선 사천·강릉 공군기지와 인도의 군 비행장에 한국공항공사의 고정형 TACAN이 설치됐다.

공사는 2016년 고정형 TACAN 개발에 성공한 이후 2018년 해군에 5식, 2020년 공군에 11식을 납품했고, 공군 TACAN 2차 사업을 준공하며 국산화율 100%를 달성했다.

공사는 또 인도 국방부 군 비행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인도 공군과 해군에 TACAN 33식을 수출, 약 2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페루·피지·인도네시아 등 28개국에도 TACAN·거리측정장치(DME) 등 총 274식을 수출해 약 532억 원의 외화를 창출했다.

이정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은 "공사는 공항운영자로서 항행 장비를 직접 개발하는 세계 유일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oneth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