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시·도지사협의회 "尹 탄핵 반대…비상 거국 내각 구성해야"(종합)

(서울·인천=뉴스1) 박소영 오현주 기자 =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최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이들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 거국 내각 구성'과 '2선 후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6일 오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긴급 회동을 통해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한 뒤 "국민의힘 시도지사 모두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과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혼란한 상황이지만 극단적 대립을 자제하고 국정을 수습하면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책임총리가 이끄는 비상 거국 내각을 구성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시장은 또 "(윤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 등 향후 정치 일정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 혼란과 무질서를 수습하고 국민 자부심을 회복하는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통령 직무 정지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대통령) 직무 정지가 탄핵이 돼야 하는 것인데, 우선 헌정 중단을 막고 탄핵은 막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냐"는 말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시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탄핵 사유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탄핵 사유를 논하는 게 아니라 국정 중단이나 미래를 위해 극단적 상황을 막는 게 합당하다는 것"이라며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는 앞서 했다"고 답했다.

그는 '요구사항 중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엔 "그런 부분은 우리가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며 "적극적으로 야당에 이 같은 문제를 던져 비상 거국 내각이 구성될 수 있게 책임을 다해 달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 함께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가는 게 가능한가'란 질문에 "그건 사법기관에서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미 진행됐기 때문에 검찰 등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이다. 우리가 할 얘긴 아니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및 4일 해제 이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물음엔 "대통령 입장을 촉구하기 위해 (우리가)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유 시장이 제안했으며, 국민의힘 당적의 시도지사 12명 중 유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8명이 참석했다. 박완수 경남지사·이철우 경북지사·박형준 부산시장·김두겸 울산시장 등 다른 4명은 지역 일정 등을 이유로 회동에 불참했으나, 발표된 입장문엔 모두 동의했다고 한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