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타라고 해 왔더니" 눈폭탄에 수인분당선 마냥 지연
대중교통 지연 속 시민들 발 묶여
- 정진욱 기자
(인천·수원=뉴스1) 정진욱 기자 = 28일 오전 수인분당선 전동열차가 평소보다 한참 늦게 도착하자 역 안에는 기다림에 지친 시민들의 한숨이 퍼져 나갔다.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설로 대중교통 운행이 차질을 빚으며 출근길 시민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전동차가 언제 오는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요" 수인분당선 수원역 승강장에서 직장인 이모 씨(34)는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동차 안내전광판에는 지연 소식이 반복적으로 떴고, 일부 전동차는 출발 시간이 15~20분씩 밀렸다.
코레일 측은 "폭설로 인한 제설작업과 선로점검으로 전동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출근시간대 전동차 이용객이 몰리면서 승강장은 순식간에 혼잡해졌다.
승강장 앞에는 경찰과 코레일 관계자들이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다칠 것을 우려해 안전을 통제했다.
김모 씨(29)는 "10분 정도 지연된 줄 알았는데 점점 더 늦어져서 결국 지각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수인분당선뿐만 아니라 인근 1호선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오전 5시 35분쯤 군포역과 금정역 사이 선로 위로 나무가 쓰러져 전동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코레일은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했지만, 선로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며 전동차 운행간격은 평소보다 훨씬 길어졌다.
코레일은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1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 주요 노선에 전동차 13회를 추가로 투입했다. 그러나 폭설이 쌓이고 출근길 인파가 몰리며 이 대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인분당선 부평구청역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전동차가 추가로 투입된다고 하지만 정작 내가 기다리는 전동차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인분당선 혼잡은 경기도 남부지역 대중교통 문제와 맞물려 더 심각해졌다. 용인, 광주 등 폭설로 인해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열차에 몰리는 승객 수가 더욱 늘어난 것이다.
경기도는 재난문자를 통해 "가급적 전철 등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권고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지연 소식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일부는 상황을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박모 씨(40)는 "이 정도 눈이 내리면 전동차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런 상황에서 더 빠르게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8일 오전 10시를 기해 인천 전역에 내려진 대설경보와 주의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인천 지역의 신적설은 부평구 구산동 19.4㎝, 중구 전동 17.8㎝, 연수구 송도 14.8㎝, 서구 경서동 8.7㎝, 옹진군 연평면 5.2㎝, 강화군 서도면 0.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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