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숨진 '멍투성이' 여고생…합창단장에 무기징역 구형(종합)

檢, 합창단장에 무기징역 구형
'직접 학대' 교인들 각 30년 구형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교인이 5월 1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18/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의 한 교회에서 멍투성이로 발견돼 숨진 여고생 사건과 관련해 범행 전반을 지시하고 승인한 혐의를 받는 합창단장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직접 학대한 혐의를 받는 교인 2명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을,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 숙소에 유기‧방임한 혐의를 받는 친모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장우영)는 25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의 구속기소된 교회 합창단장이자 설립자의 딸 A 씨(52·여), 교인 B 씨(41·여), C 씨(54·여)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친모 D 씨(52)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A 씨는 B 씨로부터 범행 보고받고 승인한 자로서 가장 큰 책임있는 자임에도 처벌 면하고자 거짓 진술 계속했다"며 "피해자 사망 직후에도 추모하거나 반성하기 보다는 B 씨 등에게 증거인멸 지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B 씨 등 2명에 대해서는 "A 씨의 지시에 맹종하며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학대했다"며 "범행에 대해 인정하거나 반성없이 책임을 경감할 목적으로 거짓진술한 것으로 모자라 사망한 피해자를 명예훼손하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A 씨 등의 최후변론·최후진술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A 씨 측은 그전 재판에서와 같이 모든 혐의에 대해서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A 씨 등의 변호인 등은 "A 씨 등은 지역사회와 국제사회에 많은 공헌을 실현한 사람이며,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이다"며 "이들은 피해자를 학대할 동기가 없었고 오히려 어떤 대가도 없이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는 B 씨 등에게 지시할 절대적인 권한이나 지위가 없기 때문에 공동정범이라는 주장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피해자의 유족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저는 음악인으로 해외에서 25개 순회 공연을 돌기도 하고 많은 러브콜을 받아왔다"고 말하며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B 씨는 "검찰의 공소장에 한 편의 소설이 써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재판장님의 정의로운 판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친모 D 씨는 "남편을 간병하는 동안 아이의 병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며 "저희 아이를 정성껏 돌봐준 세 분께 죄송하고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A 씨와 B 씨 등 3명은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 E 양(사망 당시 17세)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 양은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만인 5월 16일 오전 0시 20분쯤 숨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E 양은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고, 두 손목엔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E 양을 부검한 후 "사인은 폐색전증이고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E 양은 대전 소재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지난 3월 2일부터 '미인정 결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교는 E 양이 숨진 교회의 목사가 설립자인 종교단체 소유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