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교육 위한 전자칠판, 사익 위한 '뇌물칠판' 전락 위기
-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전자칠판 보급사업 납품비리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2명이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전·현직 교육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특정 업체와 결탁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전자칠판 보급사업은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2022년 3.1%에서 단 1년 만에 44%까지 끌어올린 배경은 순수하지 않아 보인다.
교육위원회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납품비리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2명이 연루된 이번 사건은 공공의 신뢰를 저버린 공직자들이 사적 이익을 위해 정책을 왜곡하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한 단면을 보여준다.
전자칠판 보급사업은 공공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업체에만 유리한 구조를 만드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 공공사업의 본질을 부정하는 행위다.
더 큰 문제는 지방의회의 신뢰와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는 점이다. 인천시의회가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반성과 자정 노력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사건 당사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시스템을 투명하게 만들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신뢰는 잃기 쉽지만, 회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시민의 감시와 공직자의 책임감으로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다. 지방의회의 변화는 그 첫걸음이다.
onethi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