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미완성' 송도센트럴파크 공방 결국 고소전으로…정상화 '요원'

대야산업개발 내놓은 550억 계약서는 '허위'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이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송도E4호텔 공사비 의혹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인천시 제공)2024.11.21/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정진욱 기자 = 15년째 '미완성 건물'인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호텔(E4호텔)을 둘러싼 공사비 공방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2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4호텔 운영자인 ㈜미래금에 대한 고소장을 연수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호텔은 '2009인천세계도시축전' 숙박시설로 2007년 4월 착공됐다. 공정률 18% 상태에서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2008년 11월 당시 인천도시개발공사가 488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그러나 공사의 재정건정성 악화로 직접 시공이 어려웠고 수년간 '미완성 건물'로 방치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E4호텔을 둘러싼 본격적인 갈등은 2013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인천도시공사(iH)는 미래금과 ‘관광호텔 임대 및 우선매수권에 대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 기관은 협약서에 ‘레지던스호텔을 신탁회사에게 매각대상 재산을 신탁해 개발하고 iH를 2순위 우선수익권자로서 매각대상 재산의 개발이익을 취득하도록 한다’라는 특약사항을 명시했다. 즉 신탁개발을 통해서만 레지던스 호텔을 개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미래금이 레지던스호텔은 애초 신탁개발을 할 수 없는 곳이라고 주장했고, 잔금을 지급하지 못해 2018년 계약이 해지됐다.

시공사인 대야산업개발은 2020년 미래금을 상대로 공사대금 451억원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벌이고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iH는 이 소송에서 미래금 측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E4호텔 모습.(iH 제공)2024.11.21/뉴스1

여기서 주목할 점은 법원이 지난 7월 22일 iH에 공사대금 409억 원과 공사지연에 따른 272억 원의 이자를 지급하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iH는 법원의 결정 이후 열린 경영회의에서 법원의 강제조정을 수용하기로 의결했다. 회의에는 조동암 iH 사장을 비롯한 감사,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지난 8월 1일 열린 iH 이사회에서는 법원이 공사비 감정을 과도하게 했다며 경영회의 결정을 부결했다. 이 과정에서 황효진 인천시 정무부시장(전 인천도시공사 사장)의 의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iH의 E4호텔 공사대금 관련 특정감사를 벌여 대야산업개발이 공사비와 이자 등을 부풀렸다는 의견을 냈다. 미래금이 iH로부터 승인받은 공사 금액은 42억 원에 불과하고, 재판 과정에서 등장한 대야산업개발과 미래금 간의 550억 원의 공사도급계약서는 '허위'라는 것이다.

또 대야산업개발과 미래금 대표는 '특수관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 미래금 대표이사는 2016년 5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대야산업개발 대표이사를 지냈다는 점을 들어 소송의 원고·공사대금 청구자(대야산업개발)과 피고·지급자(미래금)이 사실상 동일인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iH는 법원의 강제조정에 이의를 신청, 계속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허위 공사도급계약서와 관련해서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황효진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애초 이 사업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는 민간제안사업자가 선정된 것이 잘못, 지금이라도 공사비가 과다 청구된 부분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며 "iH는 호텔 정상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번번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미래금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야산업개발 측은 "미래금과의 공사도급계약서에 따라 관광호텔과 레지던스호텔의 시공을 담당했기 때문에 해당 물건의 공사비만 받으면 된다"며 "특수관계자 거래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 두 법인이 사실상 같다는 iH 주장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