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더 깔아야 하니 11억 더" 센텀하이브 시공사-시행사 '갈등'

포스코이앤씨 vs 엘제이프로젝트, '1.8m 골재 포설' 공사비 놓고
포스코 "설계변경 따른 불가피 조치" vs 시행사 "과다 청구 의혹"

포스코이앤씨가 제공한 설계변경서 / 뉴스1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텀 하이브' 시공사 포스코이앤씨 측이 시행사 엘제이프로젝트 PFV에 '1.8m 골재 포설'을 이유로 약 11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청구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골재 포설'은 건설 현장에서 골재(자갈·모래)를 특정 구간에 깔아 놓는 작업을 말한다. 이 같은 작업은 공사 현장 지반을 안정화하거나 장비·차량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주행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뤄진다.

현장 사정상 추가 골재 포설이 "불가피했다"는 게 포스코이앤씨 측의 설명이나, 엘제이프로젝트 PFV는 "공사비를 부풀리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는 등 공사비 증액을 두고 맞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2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발주처 사유로 파일 공법(건물·구조물의 안정성을 위해 지반에 기둥을 박는 공사)이 변경되면서 대형 장비가 추가 투입될 수밖에 없었고, 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골재 치환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타업체가 시공한 콘크리트 바닥은 대형 장비의 주행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며 "굴착 저면에 1.8m 두께의 골재 치환을 통해 지반을 보강하고 작업 접지압 22.24tf/㎡(장비의 무게나 작업 하중이 지면에 전달될 때 1㎡ 면적당 22.24톤의 힘을 견딜 수 있는 상태) 이상을 확보해야 주행이 가능하다는 용역 검토 결과를 기반으로 공사를 완료했다"고 부연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또 "파일 설계 변경으로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늘어난 파일 공사를 위한 대형 장비 투입이 필수적"이라며 "골재 치환 공사는 설계 변경과 대형 장비 투입에 따라 발생한 추가적인 시공 요소로서 발주자를 상대로 협상과 소송을 통해 최종 증액 금액을 감정평가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엘제이프로젝트 PFV는 포스코이앤씨의 "1.8m 골재 포설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맞서고 있다.

엘제이프로젝트 PFV 관계자는 "원가 명세서를 보면 포스코이앤씨의 파일 공사 장비 투입 시기는 2022년 1월이었으나 3월까지 골재 물량 총액은 약 880만 원에 불과했다"며 "이는 대규모 골재 포설을 주장하는 포스코이앤씨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령 1.8m 골재를 포설했다 하더라도 이는 시공사의 기본 업무 범위에 해당한다"며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장비 주행성을 위한 골재 포설은 보통 30~50㎝ 수준으로 이뤄진다"며 "1m 이상 포설은 연약지반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가 해당 지역에서 공사를 많이 진행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엘제이프로젝트 PFV는 포스코이앤씨 측에 공사비 청구 관련 증빙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법적 절차를 통해 진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는 "'1.8m'란 수치는 현장 조건에 따라 추정한 결과"라며 "소송 중인 사안이라 자료 제공은 어렵다"고 말했다.

oneth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