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직전 차량'을 2억짜리 중고차로 둔갑시켜…120억 대출사기 일당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폐차 직전의 차들을 중고차로 둔갑 시킨 뒤 자동차 할부 금융사(캐피탈)의 비대면 대출을 악용, 120억 원대 대출금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혐의로 총책 A 씨(30대·남), 모집책, 캐피탈 직원 등 주범 8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불법 대출을 도와준 공범 B 씨(30대·남) 등 23명과 금품을 대가로 명의를 빌려준 피의자 C 씨 등 179명, 모두 등 202명은 사기와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269차례에 걸쳐 인천 미추홀구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폐차 직전의 차량을 중고차인 것처럼 둔갑시켜 120억 원의 대출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와 전북에 있는 폐차장에 무더기로 방치된 사고 차량 수백 여대를 범행에 이용했다. 이어 100만∼1000만 원을 주고 모집한 C 씨 등의 명의로 정상적인 중고차 매매계약서 및 할부 약정서를 작성해 캐피탈사에 제출했다. 사고 차량을 말끔한 새 것처럼 포토샵 작업한 사진도 자료에 포함했다.
실제로 캐피탈사는 A 씨 등이 제출한 자료를 보고 담보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차량대금 2000만~2억 원을 내줬다. 일부 캐피탈 회사의 대출 담당 직원들은 대출영업 수당을 챙길 목적으로 친분이 있는 총책 등과 공모해 위조된 차량 사진과 조작된 성능 기록지라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채 대출을 승인해 주며 범행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대출금은 가담자들의 범행 기여도에 따라 분배했다"며 " 각종 투자나 고수익을 미끼로 명의를 빌려주면 각종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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