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황새, 백령도 화동습지 일대서 100여마리 확인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녹색연합이 지난 12일부터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화동 습지와 주변 논경지 일대에서 7일째 머무는 황새 104마리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황새는 1994년 국내에서 멸종해 국가 차원에서 복원 등 관리하는 종으로서 100여 마리가 한 지역에서 확인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

다만 황새가 백령도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1월 화동 습지와 백령담수호에서 머무는 황새 17마리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고, 인천녹색연합에서도 2020년부터 겨울마다 찾아오는 황새를 관찰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황새 무리가 중국 또는 국내 월동지로 이동 중에 백령도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새는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 중국 북동부 산장 평원 등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봄과 여름철에 번식하고, 주로 우리나라와 중국 남쪽의 보양호 등 대규모 월동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황새는 보통 물가에서 살며, 지상 5~20m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나뭇가지를 엉성하게 쌓아 올려 둥지를 만든다. 개구리, 미꾸라지, 뱀, 가재, 곤충 등을 먹이로 한다.

황새는 1900년대 초까지 동북아시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했으나,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중국의 번식 개체군이 크게 감소했다. 우리나라에선 1968년 천연기념물,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고, 2005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황새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 국제적으로 2500여 개체(2018년 기준)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 황새 발견에 대해 "조류 서식지로서 화동 습지 일대의 생태적·지리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며 "지자체와 중앙부처는 화동 습지에 대한 전문 조사와 함께 보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