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현장 사투 기록"…튀르키예 대지진 구호활동 책 출간
김상호 소방장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7일간의 기록"
- 정진욱 기자, 이종재 기자
(강원·충청·인천=뉴스1) 정진욱 이종재 기자 = 지난해 2월, 튀르키예를 강타한 대지진. 그 처참한 현장에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의 눈부신 활약을 담은 책 '튀르키예 지진 7.8'이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을 쓴 김상호 소방장은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에서 항공구조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해외긴급구호대원으로 파견돼 희망의 불씨를 피운 주인공 중 한 명이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는 극도로 열악한 환경과 여진의 공포 속에서도 7일간 8명의 생존자를 구조하고 19명의 희생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이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역사상 전례 없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튀르키예 지진 7.8'은 이러한 구호대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들은 이야기로 문학적 기법을 사용해 재구성했다. 김 소방장의 서정적인 묘사와 다채로운 사진은 독자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김상호 소방장의 군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특전사 부사관과 육군 군사경찰 장교로 활동했다. 2006년에는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파병돼 주한 이라크 대사 경호 임무를 수행했다.
김 소방장이 파견된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 해외긴급구호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1명으로 구성됐다. 김 소방장은 홍보, 안전, 자원 관리 등의 업무를 맡으며 구호대의 원활한 활동을 지원했다. 그는 "구호대 활동의 지휘소 역할을 맡았던 운영반원으로서 경험하고 들은 이야기들을 훗날 글로 정리해 국민과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책을 펴낸 이유를 밝혔다.
튀르키예 현지에서 대한민국 구호대는 9일 동안 총 8명의 생존자를 구하고 19명의 희생자를 수습했다. 첫 번째 공식 구조 출동에서는 무너진 건물 속에서 70대 남성을 구조해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대한민국 구호대의 활약은 튀르키예 국영방송을 통해 보도되며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상호 소방장은 이번 책 출간을 통해 대한민국에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대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국제구조대 활동을 꿈꾸는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책 판매 수익금 전액은 구호대가 숙영지로 사용했던 튀르키예 안타키아의 셀림 아나돌루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도서 구매 비용으로 기부한다.
김상호 소방장은 10월 18일 주한 튀르키예 대사 살리 무랏 타메르 대사에게 책을 소개하고 선물했다. 살리 무랏 타메르 대사는 책을 튀르키예어로 번역해 튀르키예에서 출판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라는 제안을 하며 이번 지진과 관련해 튀르키예 소방 구조대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소방장은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의 헌신은 현지인들에게 '코렐리 온 누마라(한국인 최고)'라는 찬사를 끌어냈다"며 "이 책은 대한민국 소방의 여정을 기록한 생생한 증언이자, 다시 한번 인류애를 일깨우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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