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거나 웃거나 "모두 수고했어"…수능 끝난 인천 수험생들 '홀가분'
- 박소영 기자, 이시명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이시명 기자 = '드라마 정주행할 거예요' '매운 떡볶이 먹고 잘 거예요' '가족과 외식할 거예요'.
14일 오후 4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5지구 제35시험장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석정여고 앞. 오후부터 예보돼 있던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자 수험생 자녀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이 주섬주섬 우산을 꺼내 들기 시작했다.
10~20명이던 학부모들은 금세 50~60명가량으로 늘어나 경찰관이 직접 차량을 통제해야 할 정도였다.
수능시험은 이날 오후 5시 45분(일반 수험생 기준)에 종료되지만, 제2외국어·한문 과목 응시를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은 4시 40분에 시험을 마쳤다.
그리고 오후 5시 10분쯤 되자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시험장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서 손을 흔들어 자신의 위치를 수험생 자녀가 쉽게 찾을 수 있게 알리는 학부모도 있었고, 자녀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는 학부모도 보였다.
쏟아지듯 나오는 수험생들의 얼굴은 저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각양각색이었다.
한 학부모는 "우리 딸 수고했어"라며 어깨를 손으로 감고 연신 쓰다듬었고, 다른 학부모는 준비해 온 꽃을 건네기도 했다.
강희진 양(18)은 "수능이 끝난 기분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오늘은 매운 떡볶이를 먹고 푹 자고 싶고, 내일 친구들이랑 모여 놀기로 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우리 양(18)은 "성인이 되면 술집을 가장 가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아버지와 함께 수험생 딸을 기다리던 여수경 씨(50)는 "첫아이인데 벌써 커서 수능을 봤다"며 "언론 쪽을 진로로 생각하고 있는데 잘 해내고 나왔으면 좋겠다. 오늘은 아이가 먹고 싶다는 곳에서 외식하고 '수고했다'며 안아 줄 예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시각 25지구 제3시험장 계양고등학교 앞에선 수능을 마친 수험생을 겨냥한 인근 헬스장의 판촉 행사가 한창이었다.
수험장을 빠져나온 수험생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어깨동무하는 등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장현도 군(18)은 "3년 동안 공부했던 게 한순간에 끝난 것 같아 뿌듯하다"며 "그동안 보지 않고 참아왔던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를 정주행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는 박원민 군(18)은 "가장 먼저 '수고했다'는 말을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다. 오늘 친구들과 만나 노래방에 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계획을 우선 하고 있다"며 웃었다.
반면 고건우 군(19)은 "수학이 생각보다 너무 어렵게 나와 아쉽다. 그동안 같이 견뎌준 부모님껜 미안하지만, 재수할 계획"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인천지역엔 이번 수능과 관련해 58개 고사장이 운영됐다. 인천의 이번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1463명 늘어난 2만 8149명이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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