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수업 29시수야" 인천 특수교사 '생전 격무호소' 메시지(종합)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공개해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수개월 전부터 동료에게 격무를 호소했던 메시지들이 공개됐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5일 논평을 발표해 숨진 A 교사가 동료들에게 격무를 호소했던 메시지들을 공개하며 그의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이들이 공개한 메시지를 보면 A 교사는 '우리 특수학급이 8명에서 6명으로 인원이 변경돼서 학급이 감축됐는데 1명이 바로 전학왔네', '학급 배치를 왜 이렇게 하지', '나 수업 29시수야', '진짜 죽어버릴것같음', '중간에 기간제도 안주고' , '우리반 문제행동 심해서 무슨 컨설팅 있다길래 신청했는데 나보고 관찰해서 체크하라는데 이게 맞아?' 등의 메시지를 동료에게 보냈다.
아울러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린 정황도 드러났다. A 교사는 '교사가 아파트 단지 안에 들어와서 등교지도 해달라시는데 학교에서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하네' 등 내용의 메시지를 동료에게 전달했다.
노조 측은 "고인은 그동안 유가족과 동료에게 지속적으로 괴로움을 호소해왔다"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 시수도 빠지지 않는 29시수의 수업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다. 이는 일반 교사들은 버틸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족은 고인이 겪은 처우를 다른 특수교사들도 겪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품고 진상 규명과 특수교육 시스템 개선과 순직 인정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며 "학교 교육을 지원해야 할 교육부, 교육청, 교육지원청의 역할 부재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교사노조 등 교원 단체는 이날 오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는 이날 오전 인천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교사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난달 24일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사망한 A 교사는 올해 3월부터 모 초등학교 특수학급을 맡게 됐다.
애초 해당학교에는 특수교사 2명이 각각 특수학급 1개 반을 맡았는데, 올해 초 학생 수가 6명으로 줄면서 A 교사가 1개 반을 전담했다.
그러다 지난 3월과 8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1명씩 모두 2명이 추가로 전학을 오면서 과밀학급이 됐다. 현행 특수교육법상 초등학교 특수학급 1개 반 정원은 6명이다.
A 교사는 자신이 맡은 학생 8명 외에도 통합학급에 있는 특수교육 학생 6명도 수시로 지도했고, 여기에 행정업무까지 함께 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측 인력 증원 요청에 따라 장애 학생 지원 인력 2명과 특수교육 대상 학교 인력 1명 등 자원봉사자 3명을 배치했다는 입장이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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