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결혼 앞뒀던 특수교사 사망 직후 내부 메신저 삭제돼
인천 장애인단체 회견, 특수교사 A 씨 죽음 진상규명 촉구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숨진 직후 내부 메신저가 삭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교육청은 "면직 처리가 되면 명단에서만 삭제되는 것이고, 내용은 서버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특수교육계는 경찰 수사를 의뢰할 것을 요청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4개 장애계 단체는 5일 오전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특수교사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실시하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A 교사의 죽음 이면에는 우리나라 특수교사가 처한 불합리한 장애인 교육과 관련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며 "특히 인천은 특수교육 여건이 열악한 곳이다. 우리나라 특수교육 법정 정원 비율은 103%지만, 인천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낮은 8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 교사는 생전 남부교육청에 여러 번 '도와달라', '살려달라'는 말을 했다고 하지만 교육청의 대답은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며 "인천시교육청은 왜 해당 초교에 한시적 기간제가 배치되지 않았는지 그 이유와 관련해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 교사의 죽음에 대해 많은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 인천시교육청은 의혹과 관련해 사실을 밝히려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고인이 사용한 내부 메신저를 사망 직후 삭제한 이유와 관련해 사실을 은폐하려는 내부 시도가 아닌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 교사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 및 감사 △일반학교 과밀 현황 즉시 파악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 및 통합교육 여건 개선 예산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인천교사노조 등 교원 단체는 이날 오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사망한 A 교사는 올해 3월부터 모 초등학교 특수학급을 맡게 됐다.
애초 해당학교에는 특수교사 2명이 각각 특수학급 1개 반을 맡았는데, 올해 초 학생 수가 6명으로 줄면서 A 교사가 1개 반을 전담했다.
그러다 지난 3월과 8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1명씩 모두 2명이 추가로 전학을 오면서 과밀학급이 됐다. 현행 특수교육법상 초등학교 특수학급 1개 반 정원은 6명이다.
A 교사는 자신이 맡은 학생 8명 외에도 통합학급에 있는 특수교육 학생 6명도 수시로 지도했고, 여기에 행정업무까지 함께 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측 인력 증원 요청에 따라 장애 학생 지원 인력 2명과 특수교육 대상 학교 인력 1명 등 자원봉사자 3명을 배치했다는 입장이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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