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 문순득의 표류일기, 11월 해양유물 선정…바다 너머 세계를 잇다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11월의 해양유물로 '표류인 문순득 일기(漂流人文順得日記)'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문순득은 1801년 조선의 우이도 출신으로, 흑산도에서 홍어를 사기 위해 배를 타고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지금의 일본 오키나와에 해당하는 류큐에 표류했다. 이후 중국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필리핀과 마카오를 거쳐 약 3년 만에 귀환한 그의 경험은 동아시아와 서양문물까지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문순득의 표류 경험은 조선의 실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정약용은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경세유표'에서 화폐제도 개혁을 제안했다. 이강회는 유럽과 조선의 선박을 비교한 '운곡선설'을 집필했다. 문순득의 경험은 당시 조선 사회에 해양교류의 필요성을 일깨우며 경제, 군사, 문화 측면에서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순득의 표류 여정을 기록한 '표류인 문순득 일기' 정약전이 구술을 바탕으로 기록한 '표해시말'과 유사하다. 필리핀과 류큐 등에서 배운 언어와 각국의 생활상, 문화, 선박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또 다른 '표해시말' 필사본이 소장돼 사료의 다양성을 더했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바다를 통해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문순득의 일기는 조선이 해양과 세계를 인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해양에 대한 관심과 유물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증 문의는 박물관 유물 수집 담당자 또는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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