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오피스텔 전환 길 열려…1만 6000실 인천 숨통 트일까

인천경제청 "일부 생숙 지구단위계획 변경해야 해 불가능"

송도국제도시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정부가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을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 가운데 인천 지역 수분양자의 불만이 해소될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인천에서 사용 중인 생숙은 1만6600실로 이중 8200실이 미신고 물량이다.

생숙은 레지던스라고도 불리며 관광지, 상업지역에서 장기·단기 투숙하는 외국인과 직장인을 위해 도입됐다. 건축법 용도상 숙박시설에 속해 아파트처럼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투자용, 거주용으로 각광받았다. 특히 2020~2021년 부동산 호황기 당시 다주택과 전매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큰 인기를 끌면서 시행사들이 주거용으로 홍보하며 분양이 이뤄졌다.

정부는 투기 수요가 몰리자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거나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전국의 생숙 수분양자들은 기자회견, 집회 등을 통해 반발에 나섰고, 인천의 일부 생숙 수분양자들도 용도 변경을 인천시 등에 요구했다.

그러나 건물을 헐고 다시 짓지 않는 한 주차시설부터 소방시설, 복도 폭, 바닥 두께까지 오피스텔 기준에 맞추는 게 쉽지 않아 용도 변경이 사실상 어려웠다.

오피스텔 주차 기준은 가구당 1대, 생숙은 시설 면적 200㎡당 1대다. 복도 폭도 오피스텔은 1.8m 이상, 생숙은 1.5m 이상으로 차이가 있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완화 방안을 내놨다. 건축 허가를 받은 생숙은 복도 폭이 1.8m 미만이어도 피난시설·방화설비를 보강해 주거시설 수준의 화재 안전 성능을 인정받으면 오피스텔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주차장의 경우 건물을 기준으로 직선거리 300m 또는 도보 거리 600m 이내 인근 부지에 기계식 주차장을 설치하도록 변경 요건을 완화했다.

문제는 생숙이 지어진 곳 중에는 주거시설 입지가 불가능한 지역이 있는데, 이때는 지자체에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줘야 오피스텔 전환이 가능하다.

인천은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에디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해당 건물이 지구단위계획상 국제업무지구에 있어서 개발 방향성, 형평성 등의 문제로 용도변경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건물이 요건에 맍는다면 용도변경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정부에서 아직 세부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법령에 따라 용도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