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주민 "北대남방송 소음 커졌다"…서해 5도 "특이사항 없어"
- 이시명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투' 주장을 펴고 있는 북한이 대남 소음 방송을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 거주하는 안모(30대) 씨는 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3개월 동안 대남방송 소음에 시달리고 있지만, 어젯밤 소리가 제일 컸다"며 "잠자리에 들기 전 우리 딸아이(7)가 무섭다고 울면서 내 곁으로 오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북한이 전쟁 준비를 한다고 하는데, 소음이 커진 만큼 실제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두렵다"며 "강화군민을 포함한 국민 안정을 위해 정부가 평화적으로 이번 사태의 실마리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는 지난 7월부터 북한이 송출하는 대남 소음 방송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이다. 이 같은 소음 방송은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 대응 등을 위한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따른 맞대응 차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과 인접한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비롯해 연평·소청도 등 서해 5도 섬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령도 주민 장모 씨(72)는 "북한의 대남방송을 백령도에선 들은 적이 없다"며 "북한의 '전쟁 준비 태세' 소식은 뉴스를 접한 주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테지만, 오늘도 어민 대부분이 꽃게 조업에 나갔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다만 북한이 갑자기 이런 모습을 보이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연평도 주민 박모 씨(64)도 "어업에 나선 선박을 향한 북한의 GPS 교란 시도 등 특이 사항을 느끼지 못했다"며 "꽃게 조업이 무난히 진행되는 등 주민들도 불안에 떨거나 걱정하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청도 주민 박 모 씨(65) 역시 "북한 관련 긴급한 상황이면 군부대에서 '조업 나가지 말고 대기하라'는 둥 방송을 전파할 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주민들은 아무 지장 없이 일상생활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이달 3일과 9일, 10일 평양시 중구 상공에 침범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우리 군도 북한 측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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