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경인지역 최초 림프종 환자 CAR-T 치료 '성공'

"65세 여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완전관해 확인"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이재훈 교수가 CAR-T 치료를 위해 조혈세포이식병동에 입원 중인 림프종 환자 A씨를 살피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 뉴스1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가천대 길병원이 경인 지역에서 최초로 림프종 환자에 대한 키메라 항원 수용체-T(CAR-T·카티) 세포 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은 65세 여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A 씨를 대상으로 지난 8월 카티 항암치료를 시행했으며, 최근 PET-CT 검사에서 이 환자의 림프종이 완전 관해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앞서 2020년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있는 4기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이에 이재훈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표준요법에 따라 A 씨를 치료했으나, 약 3년 만에 림프종이 재발해 2023년 9월 항암치료를 시행했다. 또 올 1월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그러나 A 씨는 7월 다시 림프종이 재발했고, 의료진은 그를 카티 치료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A 씨는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병원 내 조혈세포이식병동 무균실에 입원, 8월 29일 카티 치료제 주사를 맞았고, 약 한 달 후 PET-CT 검사 결과 림프종이 완전 관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티 치료는 환자가 보유한 면역세포(T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만 채취해 암세포를 찾아내는 물질인 CAR을 장착, 유전자 변형을 거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카티 치료는 화학·표적항암제 등 외부 물질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대신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사멸시킬 수 있다. 기존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25세 이하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 등 환자가 그 적용 대상이다.

이 교수는 "카티와 같은 면역치료는 지난 30년간 많은 발전을 이뤄 2017년 미국에서 최초 승인 후 2022년 국내에서 급여 적용되는 등 치료법을 찾지 못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이번 치료를 시작으로 앞으로 카티 치료가 필요한 더 많은 환자가 희망을 갖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모든 의료진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해 전 병상 1인 무균실로 배정된 조혈세포이식병동을 개소하고, 올 3월 식약처로부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시설을 포함한 카티 세포치료센터를 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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