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루 정리 시켰는데 '용변 청소'로 와전"…무릎 꿇은 교사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사립 유치원 교사가 억울하게 학부모에게 사과를 하고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국민청원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감사를 준비하고 있다.

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감사관실은 중구 영종도의 모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절차를 준비 중이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유치원 원장 갑질 괴롭힘으로 쓰러져가는 교사를 구제해달라'는 제목의 글 때문이다.

이 청원글에 따르면 사립 유치원 교사 A 씨는 점심식사로 나온 김의 가루가 교실 바닥에 많이 떨어져 원생들에게 영어 수업 시간 전에 물티슈로 치우라고 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원생들이 부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X(대변)을 치우게 했다'는 내용으로 와전됐다. 이에 한 학부모가 지난 6일 유치원을 찾아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대변을 치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를 요구했다.

청원인은 "A 교사는 유아의 기본 생활 습관과 발달과정을 위해 식사 후 정리 시간을 가졌고 용변을 치우게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원장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것을 강요했다"고 적었다.

이어 "'경찰 조사가 오면 절대 안 된다, 학부모가 아동학대라면 아동학대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했다"며 "학부모가 조폭같이 생겼다며 공포심을 주기도 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또 "A 교사는 아무 상황 설명도 하지 못하고 10여 명의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며 "원장은 이들 앞에서 '교사가 해임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부당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교육청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사안을 접수하고 해당 유치원에 대해 감사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