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 추모기간 때 경찰골프장 이용한 해경 고위 간부들

군 장성급인 해경 경무관 2명도 포함 돼

해양경찰청 관서기/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고위 간부를 포함한 해양경찰청 인력 120여 명이 국가 재난 상황이나 추모기간에 육상 경찰의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로부터 전달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경무관 A 씨와 B 씨 등 2명을 포함한 해경 121명이 경찰의 골프장을 우회 이용했다.

해경은 2022년 10월 마라도 헬기 추락 사고 당시 일부 직원이 골프장을 이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비상근무기간이나 추모기간 동안 현직자가 해경의 골프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그러나 A 씨는 통영 어선 전복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3월 10일 충남 아산의 골프장(체력단련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사고와 관련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긴급 지시를 명령을 내린 때였다.

또 다른 경무관 B 씨는 지난해 3월 26일 A 씨가 방문했던 같은 장소에 들렀다. 이날 천안함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3월 네 번째 금요일)이었다.

'서해수호의 날' 역시 해경의 내부 규정에 포함된 골프장 등을 이용할 수 없는 기간이다.

경무관은 우리 군의 장성급 계급으로 여겨지며, 일선 지방해양경찰청장급에 해당하는 고위급 간부다. 현재 해경 경무관은 9명뿐이다.

서 의원은 A 씨를 포함한 121명의 해경 인력들이 경찰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회원으로 가입해 외부인보다 저렴하게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의원은 "해경은 과거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20년 밀입국 경계 기간 골프장 이용으로 국민의 질타를 받은 전례가 있다"며 "경찰청 골프장에도 이용 제한을 적용하는 등 규정을 시급히 개선해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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