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방송에 강화군 주민들 연휴에 '고통'…캠핑장 환불 사태도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일대 4600여명 주민 소음공격에 시달려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응한 대북전단 살포,와 확성기 가동 등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2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에 북한의 대남 확성기로 보이는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2024.6.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추석 연휴 동안 이어진 북한의 소음공격으로 인천 강화군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제보자 30대 안모 씨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북한의 소음 공격이 인천 강화군 송해면 일대에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모 씨가 뉴스1에 전달한 영상에는 시간과 관계없이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소음을 실내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모 씨는 "늑대 울음소리도 아닌 것이 괴이한 소리가 마을 전역에 퍼지고 있어, 정말 너무 힘들다"며 "초등학생 아들과 딸 2명은 연휴 기간 내내 잠을 못 자, 퀭한 상태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해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모 씨는 "마을 주민 중 억지로라도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어르신도 있다"며 "강화도 주민의 심신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소음공격으로 강화군 하점면 모 캠핑장은 어쩔 수 없이 일부 예약을 취소·환불해줘야 하는 피해도 겪고 있다.

캠핑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약 10건의 예약 취소 및 환불 피해를 봤다"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아마 북한의 소음 공격으로 예약을 취소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관광지로 여겨지는 강화군 전체에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이제는 북한이 그만 좀 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북한의 소음 공격은 우리 군이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던 지난 7월 21일쯤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화군에서 측정한 대남방송의 소음 규모는 80㏈(데시벨)로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80데시벨은 지하철 소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해서 노출될 때 청력장애가 시작될 수 있다.

인천시는 강화군 주요 소음피해 지역으로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일대 4600여명의 주민이 소음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강화군을 방문해 소음피해 상황을 행정안전부와 국방부에 보고하는 등 주민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다만 우리 군 관계자는 지난 12일 "주민 불편을 인지하고 있지만, 우리가 방송을 자제할 수는 없다"고 밝힌 점과 관련해 강화군 접경지역 주민들의 소음피해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600㎜ 초대형 방사포 여러 발을 발사한 지 엿새 만이다.

북한은 또 지난 14~15일 쓰레기 풍선 약 170여개를 살포하는 등 도발 유형을 다양화하는 모습이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