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고향사랑기부금 9.7억' 인천 10개 시군 중 부평구 빼고 활용처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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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2년째를 맞는 가운데 인천시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모금액의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인천시를 포함한 10개 군·구의 누적 고향사랑기부금액은 총 9억7600여만 원으로 집계됐다.

고향사랑기부금액이 가장 많이 누적된 기초 지자체는 강화군(1억 7700만원)이다. 이어 부평구(1억2000만원), 연수구(1억1300만원), 미추홀구(1억1200만원), 인천시(1억원), 계양구(9000만원), 서구(7900만원), 옹진군(6400만원), 남동구(4700만원), 동구(3700만원), 중구(3000만원) 순으로 모였다.

이처럼 고향사랑기부금은 쌓이고 있지만 부평구를 제외한 모든 기초 지자체가 어떤 사업에 기부금을 투입할지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평구는 올해 장애인·청소년의 보호, 육성을 위한 '청소년 쉼&노리 공간 조성', '드림이는 시간여행자',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교육' 등 3개의 사업을 선정했다. 예상 사업비 약 5900만원은 모두 고향사랑기부금이다.

부평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 담당자는 현재까지 모인 기부금 규모가 작고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어 사업 선정이 어렵다고 한다.

인천시 모 지자체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사업을 발굴하려면 최소 1억원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아직 누적된 기부금이 적은 데다 매년 꾸준히 사업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는 확실성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중구와 서구는 추후 이뤄질 행정 개편으로 기부금 활용 사업 발굴에 애를 먹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행정체계 개편에 따라 중구와 동구는 2026년 7월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통합·조정되고, 서구는 '서구'와 '검단구'로 분리된다.

중구와 서구 관계자는 "오는 2026년 행정 개편과 함께 누적된 고향사랑기부금액도 일부 조정이 된다"며 "행정 개편이 완료된 다음에야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행정개편과 관련해 변경되는 행정면적이 없어, 고향사랑기부금 조정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회계상 '기금'으로 운영되면서 각 지자체는 기금운용계획을 세우고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행정절차를 밟아야 한다.

고향사랑기부금액 활용을 도모하려면 현재의 행정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권선필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 특별위원장(목원대 교수)은 "현재는 고향사랑기부금 활용안을 확정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해 기금 활용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고향사랑기부금을 '기금'이 아닌 '세외수입' 등으로 운영해 각 지자체가 기부금을 수월히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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