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은 어떻게?" 부천 화재 '생존' 외국인들 소통창구 없어 불편

시 관계자 "호텔 관리자 등 입건돼 연락할 방도 없어"

지난 23일 오전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2024.8.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부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곧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투숙객들은 보상을 어떻게 받아야 하나요."

최근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호텔엔 외국인 29명이 18개 객실에서 장기 투숙하고 있었다.

이들 외국인은 다행히 지난 23일 발생한 화재를 피할 수 있었지만, 불이 난 호텔에서 개인용품 등을 챙겨 나오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호텔에 머물렀던 중국인 투숙객 A 씨는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화재) 당일 다른 호텔로 옮겨 비용이 추가 발생했고, 장기 숙박비용을 선지불한 투숙객들도 있다"며 "사고 이후 500번대 객실은 지난 24일 짐을 찾았지만, 700번대 객실 투숙객들은 아직 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개인용품을 갖고 나오지 못한 탓에 생필품과 옷가지를 구매해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사고 현장에 설치돼 있는 부천시의 지원 천막에 얘기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치진 않았지만 정신적 트라우마나 비용적 부분은 어떻게 되는 건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련 법과 규정이 없어 '다치지 않은 투숙객에 대해선 보상이 힘들다'는 것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현재 사망자 지원은 이뤄지고 있으나, 다치지 않은 분들에 대해선 따로 소통 창구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호텔 관리자 등이 오늘(26일) 입건된 상황이어서 시로선 달리 연락할 방도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오후 부천 원미구 중동의 9층짜리 호텔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로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화재 사상자들은 모두 내국인이다.

소방 당국은 한 투숙객이 '에어컨 쪽에서 탁탁하는 소리가 나고 타는 냄새도 난다'며 객실 변경을 요청한 7층 '810호'에서 에어컨 누전에 따른 불똥이 소파·침대 등 집기를 타고 퍼지며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객실 인테리어에 합판 목재가 많고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