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사람 덮치고 낙뢰에 단전까지…전국 곳곳 '종다리' 피해(종합2보)
수도권·강원·충남 등 호우특보 발효
하늘길·뱃길 지장…피항 선원 사망
- 박소영 기자, 이시우 기자, 이재규 기자, 이수민 기자, 박민석 기자, 조아서 기자
(전국 종합=뉴스1) 박소영 이시우 이재규 이수민 박민석 조아서 기자 =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 강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면서 나무가 쓰러지고, 단전·단수가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전날 오후 9시쯤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지만, 많은 양의 수증기를 몰고 와 전국 곳곳에 비를 뿌리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중·북부 내륙·산지, 충남 북부, 제주도 동부엔 호우 특보가 발효돼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태풍 종다리에 따른 강풍·폭우 등의 영향으로 전날 오후 9시 34분쯤 전남 목포시 상동에선 나무가 쓰러지면서 오토바이를 몰던 20대 운전자를 덮쳤다. 이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비슷한 시각 전남 무안군 해제면의 한 주택에선 낙뢰로 인한 단전 피해가 났다.
광주·전남에선 태풍 종다리로 인해 이날 오전 8시까지 1300번이 넘는 낙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8시 20분쯤 전남 담양군 담양읍의 한 양수장 기계실에선 낙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종다리의 영향권에 들었던 충남 천안에선 그 여파로 공사 현장 상수도관 파손돼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국의 조사 결과, 신방동 세샘중~신도브래뉴 아파트 간 도로 확장공사 구간에서 상수관로 연결부위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엔 20여 ㎜의 비가 내렸다.
이에 앞서 전날 오후 4시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선 금구천 하상 주차장이 폭우로 침수되면서 주차돼 있던 차량 20대가 물에 잠겼다. 옥천군은 신고 10분여 만에 현장에 출동했으나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지역에선 이날 오전 6시 16분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지하차도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이 역류해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를 취했다. 오전 6시 44분엔 중구 운서동에선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전 7시 19분엔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나무가 전도됐다.
경기도에서도 종다리의 영향으로 김포 등지의 일부 주택·도로가 침수됐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도는 주민들에게 보낸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산사태·급경사지·하천변·배수로 등 위험지역 접근을 금지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외에도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날 제주국제공항에서 다수의 항공편이 지연 운항한 데 이어 김해국제공항에선 항공편 8편이 사전 결항했다. 전날 대만에서 출발한 김포행 타이거항공 비행기는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대만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인천에선 이날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를 오가는 여객선 10척 운항이 통제됐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오후 10시 51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예리항 수협위판장 인근 해상에선 60대 선원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사망한 60대는 근해채낚기 어선 선원으로서 태풍 북상 때문에 피항차 흑산도에 입항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동두천 119.5㎜, 강화 106.4㎜, 판문점 103㎜, 운평 96㎜, 대곶 94.5㎜, 태안 122.5㎜, 당진 111.5㎜, 외연도 10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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