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벤츠 전기차 사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될까…행안부 '부정적인데'

이용우 민주당 국회의원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실"
역대 사회재난 특별재난지역 12건…"규모 작아"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서구을)이 6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백 명의 이재민이 학교 체육관이나 행정복지센터 강당을 떠돌고 있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2024.8.6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지역 여야 정치권이 최근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해당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서구을)은 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백 명의 이재민이 학교 체육관이나 행정복지센터 강당을 떠돌고 있어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 또는 사회재난 발생으로 지자체의 행정능력이나 재정능력으로는 재난수습이 곤란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선포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지자체 예산뿐 아니라 국고로 사고대응과 피해주민의 통신료와 전기료의 감면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자연재난의 경우 피해액과 지자체의 평균 재정력지수를 산출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지만, 사회재난은 과거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사례와 형평성 및 지자체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는 '정성평가'를 거친다.

역대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경우는 12건으로 △삼풍백화점 붕괴 △동해안 산불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양양산불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사고 △㈜휴브 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강원 동해안 일원 산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경북 강원 동해안 산불 △이태원 참사 △강원 강릉 산불이다. 이번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와 같이 사망자가 없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행정안전부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천시 등이 정식적으로 신청을 하면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여태 선례를 봤을 때 그정도 규모는 아닌 것이라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 중이던 벤츠 전기차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불이 지하주차장 전체로 번졌다. 이 불로 연기를 흡입한 주민 23명이 병원치료를 받았고, 사고 차량과 같은 주차공간에 있던 차량 140여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 중 72대는 전소했다.

이 아파트의 3개동 전체와 1개동 일부 세대의 전기공급이 중단됐고, 아파트 전체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이곳 주민들은 모든 가전을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승강기 운행도 멈추면서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전날 기준 421명의 입주민이 임시 거주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