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1번·당돌한 막내·강심장 선배… '10연패' 새 역사 쐈다

올림픽 양궁 단체전 10연패 달성…3개월 동안 세 여성의 '피나는 노력'
인천·순천·강원 출신…신예스타·신스틸러·에이스 각종 별명도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여 받은 후 중국, 멕시코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전국=뉴스1) 박소영 이종재 김동수 기자 = 올림픽 양궁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여자 대표팀 경기는 세명의 선수가 지난 3개월 동안 피나는 노력 끝에 써내려 간 새로운 역사였다.

29일(한국시간) 전훈영(30·인천시청),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결승전에서 중국을 슛오프 끝에 5-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 선수는 8강부터 대표팀의 1번 사수였다. 선수들 중 가장 먼저 활을 쏘는 역할이라 경기의 중심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는 차분하고 묵직하게 2세트 첫발까지 세발 내리 10점을 기록했다. '감 잡았다'는 표정을 증명하듯 그는 결승전에서만 9발 중 6발을 10점 과녘에 맞췄다.

올해 고교를 졸업한 남 선수는 두 번째 사수로서 '당돌한 막내'의 모습을 톡톡히 보여줬다. 전 선수가 다소 흔들렸을 때마다 '10점'을 명중하며 경기의 흐름을 가져왔다.

임 선수는 마지막 주자로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결정짓는 10점을 쐈다. 그는 이날 초반 두세트를 따낸 뒤 두 세트를 진 다음에도 옅은 미소를 짓는 '강심장'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대회부터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아 '10연패 도전'이 주는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패했던 중국을 만난 점도 큰 부담이었다. 이들 선수들은 담담하고 묵직하게 한발한발 과녘을 채웠다.

29일 오전 전남 순천시 오천그린광장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남수현 선수를 응원하는 행사에서 대표팀의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아버지 남관우 씨·어머니 고수진 씨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이들의 활약으로 지역사회 역시 들썩이고 있다. 'OOO의 딸', '신스틸러', '신예스타', '에이스' 등 각종 별명을 붙이며 환호하고 있다.

전남 순천 출신 남 선수는 지방자치단체 포상금 1억 560만 원을 받는다. 남 선수는 올해 초 순천여고를 졸업한 실업팀 새내기 선수다. 현재 순천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양궁팀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이날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국위선양에 앞장서며 전남도민을 비롯한 온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해준 남 선수에게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현지에 나가있다. 김 지사는 “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 강원의 딸 임시현 선수! 2개월 전 진천선수촌에서 만나 격려의 인사를 전했는데, 이번에는 축하의 인사를 전하게 돼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인천의 딸' 전 선수에 대한 포상을 계획 중에 있다. 전 선수는 서면초등학교에서 양궁부 코치의 권유로 처음 활을 잡았다. 이후 인천여중과 인일여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스포츠지도학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실업팀 현대백화점에서 활약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인천시청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선수와 양창훈 감독이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모습. 2024.07.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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