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신고 접수됐다" 옛 동료에 112 신고 내용 일러준 경찰관 유죄·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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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퇴직한 옛 동료에게 도박 관련 112 신고 내용을 일러준 경찰관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박종웅 판사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 경사(59)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 경사는 지난해 5월 29일 60대 전직 경찰관 B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도박 신고가 들어왔다"고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신고는 B 씨와 인천시 남동구 식당에 함께 있던 인물이 했다. A 경사는 신고가 접수되기 4시간 전 음주운전 관련 신고로 이 식당을 출동했다가 B 씨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해당 식당에 재차 도박 신고가 접수되자 상황실로부터 출동 지령을 받았고, B 씨에게 미리 언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당일 도박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사는 이 사건으로 인천시경찰청의 감사를 받고 지난 3월 14일 해임돼 퇴직했다.

A 경사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신고 내용을 듣고 혹시나 B 씨가 식당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A 경사와 B씨는 2022년 2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1년 가까이 함께 근무한 동료로 조사됐다.

박 판사는 "경찰공무원 직무의 공정성과 공정한 법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하고, 범죄 수사를 방해할 위험을 초래하는 범죄로서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없고 수사에 지장을 주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범죄로 2회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