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장애학생 성추행 혐의 인천 남고생 3명 검찰 송치

피해자 모친 학교·교육지원청 부실대응 지적
"학폭위에 장애인 전문가 참석 불허해"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7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학생 학교폭력 부실대응을 규탄하고 가해자들을 엄중 처벌해달라"고 밝히고 있다. 2024.5.27/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같은 학년 장애 남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의 한 고등학생 남학생 3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29일 인천경찰청 여청범죄수사계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장애인 강제추행 혐의로 남동구 소재 모 고교 1학년생 A 군 등 3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A 군 등은 지난 4월4일 동급생인 자폐성 장애학생 B 군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B 군의 가슴 부위를 강제로 만지거나 막대기로 찌르고 괴롭히는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성추행 혐의가 일부 인정돼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B 군의 부모는 아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털어놓자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B 군측 부모는 학교에 B 군을 등교시키지 않다가 최근 다른 학교로 전학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B 군 측은 학교가 상황을 파악한 뒤에도 B 군을 보호하는 등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학교측은 4월 5일 학교폭력 내용을 전달받았지만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다.

B 군 어머니는 "학교는 가해자들을 분리하는 게 아니라 아들을 도움교실에 분리했다"며 "도움 교실은 가해학생 교실 건너편에 있어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었고 아들은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는 지난달 17일 자체 회의 결과 '동성 간 행위는 성적인 부분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번 학교폭력 사건이 성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그러면서도 '장애인인권교육을 실시했고 가해 학생들이 착해졌다'며 선처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B 군 측은 인천동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전날 열린 학폭위에서 장애인 전문가를 참석을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B 군의 어머니는 "불허 사유에 대해 묻자 정보공개 청구소송 등을 통해 학폭위 회의록을 직접 확인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사건의 발생부터 학폭위 개최까지 피해자인 장애학생의 권리는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에 대해 대응이 부실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