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회서 온몸 멍든 채 숨진 10대 여성 "학대 가능성 있다"
부검 1차 구두소견 "사인은 '폐색전증'"
신도 50대 여성 구속영장 신청 예정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의 한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진 10대 여성이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17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원은 숨진 10대 A 양을 부검해 "사인은 폐색전증이고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폐색전증은 다리 쪽 정맥에서 생긴 혈전(피딱지)이 폐로 이어지는 혈관을 막는 증상이다.
경찰은 A 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교인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시간 움직이지 못할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이 폐색전증"이라며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B 씨 외에 다른 교인을 대상으로 추가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A 양은 지난 15일 오후 8시쯤 인천시 남동구 소재 교회 내에 방에서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양은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고, 두 손목엔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은 119 구급대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인 이날 0시20분쯤 숨졌다.
당시 신고는 이 교회 한 교인이 "A 양이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 최근에도 밥을 잘 못 먹었고 입에서 음식물이 나오고 있다"고 접수했다.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교회 교인 B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이날 새벽 긴급체포했다.
교회 측은 B 씨가 A 양에 대한 학대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B 씨는 A 양과 함께 지난 3월부터 이 교회에 머물며 생활했다"며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던 A 양을 B 씨가 도와줬고 멍 자국은 A양이 자해를 시도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양은 학교를 다니지 않으며 B 씨와 함께 2개월 전 부터 같은 공간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imsoyo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