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으로만 보던 친구 만나 너무 셀레요"…화재복구 김포 솔터고 웃음꽃

솔터고 학생 1103명, 4개월만 본교 복귀

13일 오전 경기 김포시 솔터고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4.05.13.이시명기자 /뉴스1

(김포=뉴스1) 이시명 기자 = "사실상 오늘이 첫 등교라 너무 설레요."

13일 오전 경기 김포시 솔터고에 등교한 1학년 김지민 양(16)은 기대에 부푼 모습으로 이같이 말했다. "오늘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본교로 처음 등교하는 날인데, 그동안 화상으로만 봐 왔던 친구들을 실제로 보니 좋아요"라며 김 양은 웃음을 보였다.

김 양은 지난 금요일(10일)까지만 해도 도보로 약 40분이 걸리는 위치(약 3.4km)에 있는 운유고로 통학했다. 올 1월24일 갑작스러운 화마가 솔터고를 삼키면서, 학교의 급식실을 비롯한 대부분 시설이 소실됐던 탓이다.

앞서 경기도교육청과 김포교육지원청은 화재로 인해 솔터고 학생들이 정식 등교할 경우 유독가스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운유고 통학을 조치했다.

이날 화재복구 작업이 완료된 솔터고 정·후문에는 1~3학년 학생 총 1103명과 그를 맞이하기 위한 40여 명의 학부모·교직원들로 붐볐다.

학생들이 등교시간에 맞춰 교문을 속속 통과할 때마다 학부모와 교직원들은 양 행렬을 이뤄 학생들에게 "환영합니다"라며 인사와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화재를 입은 솔터고 모습(사진 왼쪽)과 복구 후

이날로 첫 고등학교 후배를 마주했다는 이하원 양(17)은 "앞으로 후배들과 자주 만나면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며 "한 학기가 거의 다 지나갔지만, 지금이라도 후배들을 마주할 수 있어 좋다"고 기뻐했다.

3학년 학생들의 경우 학업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불만도 있었다.

심현일 군(18)은 "집에서 거리가 가까운 이유로 솔터고에 진학했는데, 갑자기 운유고로 통학하다 보니 학업에 집중하는 데 있어 시간 분산 등 여러모로 불편이 컸다"면서 "이제라도 본교로 돌아왔으니 앞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학업에 매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모양(18)도 "이번 화재로 '학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며 "내 몸에 익은 본교의 소중함을 발판 삼아 앞으로 공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고 했다.

경기 김포 마산동에 위치한 솔터고는 지난 2013년 개교했다. 솔터고는 현재 화재 원인을 소방 등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 중으로,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해 플라스틱 소재의 학교 내부 마감재를 철 소재의 마감재로 교체하는 등 교육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조호묵 솔터고 교감은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하는 데 있어 차질 없도록 학교 측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그동안 불편을 감내해 준 학생과 학부모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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