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보고, 님도 찾고"…인천 석남도서관, 도서관형 소개팅 프로그램
전국 최초…저출산·고령화 사회현상 해결에 기여 위해 마련
- 이시명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안녕하세요. 인천 서구 석남동 사는 김OO입니다. 저는 평소 경제 분야 독서를 좋아하는데, 상대가 약속을 잘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11일 오후 인천 서구 석남도서관에는 평균연령 31세의 미혼남녀 8명이 이곳에 모였다.
이들은 전국 공공도서관 중 석남도서관이 최초로 추진한 소개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어색한 침묵 속 김 모 씨가 자신 있게 나서 자신의 이름과 직업을 소개한 다음 그동안 감명 깊게 읽었던 책에 관한 얘기를 마치자, 그를 지켜보고 있던 여성들이 수줍은 미소와 함께 손을 들어 "이상형이 어떻게 돼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어 각자가 돌아가며 자기소개와 함께 평소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나 작가에 대한 소개를 마치자, 이를 기반으로 한 15분간의 1대1 개별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들은 이날 첫 만남을 시작으로 앞으로 4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석남도서관에 모여 '작가와의 그림책 함께 읽기', '독서토론' 등 도서관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편, '무작위 데이트'를 통해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석남도서관이 자체적으로 추진한 '나는 솔로, 책과 함께 소개팅' 프로그램이다. 석남도서관은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 현상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공공도서관만이 할 수 있는 도서관형 소개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석남도서관은 바쁜 일에 치인 젊은 현대인들이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이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석남도서관은 지난 4월 12일부터 기한 없이 만 25~35세의 인천시민 미혼남녀 각각 4명씩 총 8명(예비 포함 14명)을 공개 모집했는데, 참가 문의가 쇄도하는 등 모집 첫날에 접수가 마감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모 씨(31)는 "독서가 평소 취미인데,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는 이성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참여했다"며 "친구의 추천으로 독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인연을 찾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될 것 같아 서둘러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석남도서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또 다른 도서관형 소개팅 프로그램을 추진해 시민들의 독서 의식 제고는 물론, '책'에 국한돼 있는 도서관의 공간적 개념을 '시민의 공간' 등으로의 포괄적 관점을 담은 도서관 개념의 확장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김형준 석남도서관 사서는 "대한민국의 저출산 해결에 도모하려고 마음과 시민들이 도서관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에 사업을 기획했다"며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해준 시민들의 사랑도 이날을 시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번 회차가 아닌 다음 회차도 준비 중이니 많은 주민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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