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청서 방화·음독 협박한 일가족…法 "안하무인격 태도로 지속 범행"

항소심서 가장은 '집유→1년 실형'

김포시청 전경 / 뉴스 DB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불법주정차로 견인되는 과정에서 외제차가 고장났다는 이유로 경기 김포시청 공무원들에게 방화와 음독을 하겠다고 협박한 일가족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상덕)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51·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부인 B 씨(50)와 아들 C 씨(25)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B 씨와 C 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은 2021년 6월 8일 김포시에서 A 씨가 운행한 BMW 차량이 불법 주정차로 견인되면서 시작됐다. 이들 가족은 김포시에 "견인 과정에서 차량 미션 부분이 고장났다"며 "차를 고쳐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이 해결되지 않자 A 씨 등은 같은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A 씨는 7월 12일 김포시청 정문 출입기 차단기 입구에 문제의 BMW 차량을 대각선 방향으로 세워뒀다.

담당 공무원이 차량 이동을 요구하자 부인 B 씨는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차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다.

A 씨 부부는 일주일 뒤인 7월 19일 "김포시장을 만나야"겠다며 시청을 다시 찾았다. A 씨는 상의를 벗어 던지며 문신을 드러내고 공무원을 위협했다.

이 모습을 한 공무원이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B 씨는 "시청 앞에 아들 차를 세워놨다"며 "불을 지르겠다"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A 씨 가족은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김포시청을 찾았다. 이날도 시장 면담을 제지 당하자 그는 아들 C 씨에게 "너 친구에게 휘발유를 사다 달라 전화해"라고 말했다. C 씨 친구 2명은 휘발유를 사오진 않았으나 이들 가족과 합세해 공무원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C 씨는 김포시 소재 자동차 수리점에서 수리비 문제로 운영자 D 씨(51)에게 머리와 배를 들이밀어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 등의 범행으로 담당 부서의 공무집행이 사실상 마비됐고 소방차가 출동해 대기하기도 했다"며 "권리구제를 받기 위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폭력을 동원해 해결하려는 것으로 국가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하무인(眼下無人)’격 태도로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이 이뤄졌으며, 피해 공무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특히 A 씨의 경우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해 죄책이 가장 무겁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범행의 내용과 죄책만 보면, 피고인들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해야 마땅하다"며 "다만 일가족 전부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는 점을 참작해 A 씨에 대해서만 실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