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실장·전직 배우, '故이선균 3억5천' 이렇게 뜯었다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배우 故 이선균 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와 유흥업소 여실장의 범죄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5일 법조계를 통해 확보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전직 영화배우 A 씨(29·여)는 2017년 알게 된 유흥업소 실장 B 씨(30·여)와 지난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개인적인 일상을 모두 공유할 정도의 사이로 발전했다.

A 씨는 B 씨가 필로폰을 투약하고, 유흥업소에 일하면서 유명인들과 알고 지낸다는 사실, 이 씨와 사적인 만남을 지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 B 씨는 또 다른 유흥업소 종업원의 남자친구가 마약 투약 혐의로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000만 원을 건네 입막음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자신도 휴대전화를 해킹한 사람인 것처럼 행세해 B 씨에게 돈을 뜯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A 씨는 회사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에 설치된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해 9월 14일 B 씨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지난해 9월 14일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많지", "나라가 뒤집힐"이라고 전송했다.

또 지난해 9월 16일에는 "동생님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라고도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A 씨는 이후 "수요일까지 1억원 만들어. 늦어질수록 1000만 원씩 붙어", "내 말에 부정하면 가족한테 연락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B 씨를 거듭 협박했다.

A 씨는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현금을 받아내기 위해 B 씨가 A 씨에게 돈을 전달하도록 유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21일 텔레그램으로 "A한테 저녁에 시간 내서 동선 우리 애들이랑 맞춰라. 장소는 알려줄 테니 네가 전달해주고"라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A 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대포폰 판매업자로부터 유심칩 3개를 하나당 30만 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B 씨가 요구를 거부하고 다른 장소로 1억 원을 가져다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자, A 씨는 들킬 것이 두려워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

B 씨는 이때까지도 협박범이 A 씨였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B 씨는 알지 못하는 해킹범에게 협박을 받자, 이 씨에게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낸 뒤 협박범에게 전달하지 않고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B 씨는 지난해 9월 17일 서울 동대문구 주거지에서 이 씨에게 전화해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을 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이 씨에게 3억 원을 달라고 했다.

B 씨는 "(해킹범) 3억 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스컴에 올라오면 난 정말 인생 둘 다 끝이라고 본다"며 이 씨를 압박했다. 결국 이 씨는 지난해 9월 22일 급히 마련한 현금 3억 원을 B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B 씨는 현금 3억 원을 혼자 챙겼고, 자신을 협박한 A 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B 씨로부터 1억 원을 받아내려다 실패한 A 씨는 이 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이 씨 지인에게 "'B 씨에게 준 돈을 회수해서 2억원을 다시 들고 오라'고 배우(이 씨)한테 전하라", "기사화 강력하게 해보죠", "내일 오전 10시에 터질 겁니다" 등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애초 이 씨에게 1억 원을 요구한 A 씨는 결국 절반으로 요구액을 낮췄고,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강남 음식점에서 5000만 원을 전달받았다.

검찰은 A 씨에게 공갈, 공갈 방조, 공갈 미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등 모두 5개 죄명을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지난해 1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된 B 씨도 공갈 혐의가 적용돼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첫 재판은 이달 14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