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행동 첫 주말…인천 의료현장은 '적막감 속 긴장감'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후 첫 주말인 25일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후 첫 주말인 25일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돌입 엿새째이자 첫 주말인 25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 소재 인하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

응급실 안 의료진은 업무를 보느라 분주했고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이를 들쳐 맨 한 여성 보호자가 "아이가 열이 펄펄 끓는다"며 급히 찾아오자 응급실 안 안내직원은 우선 환자 상태를 파악한 뒤 문을 열어 줬다. 수분 뒤 소방 구급차량이 도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구급대원은 급히 환자 상태를 전달한 뒤 환자가 타있는 간이침대를 옮겨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인하대병원 앞에서 만난 30대 여성 A 씨는 "남편이 이석증 증세를 보이며 고통스러워해서 응급실을 찾았다"며 "뉴스를 보고 안 받아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안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인천 미추홀구 인천사랑병원. 응급실 출입 문틈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의료진들이 보였다. 응급실 안내직원은 "평소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수용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이날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까지는 다른 응급실으로 전원되는 사례 없이 진료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의료원은 이날 응급실만 운영하고 있었다. 진료과 연장 진료(오후 8시까지)와 주말 진료 확대는 오는 26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현 시각까지 응급실을 찾았다가 치료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된 사례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444명으로 전체(540명)의 82.2%에 달한다.

각 병원별로 보면 길병원 172명, 인하대병원 138명, 인천성모병원 65명, 국제성모병원 41명, 인천의료원 11명, 인천사랑병원 8명, 인천세종병원 5명, 나은병원 4명이다.

전공의 347명은 전날과 동일하게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이는 사직서를 낸 전공의의 78.1%, 전체 전공의의 64.2%에 해당한다.

인천시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현장점검을 통해 인천사랑병원 4명, 나은병원 4명, 인천세종병원 5명, 인천의료원 9명 등 전공의 2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인천시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는 병원은 이들 3개 병원과 인천의료원 등 4개 병원이고 나머지는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인천시는 조만간 인천의료원도 방문해 업무개시명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를 확인한 뒤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불이행확인서를 발부하고 추가로 강제이행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의료법 제66조에 따라 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지거나 제8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 개시 후 처음 맞는 주말인 25일 인천 남동구 소재 가천대 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