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보니 눈꽃 세상"… 인천 조심조심 출근길
도로 위 차량도 우왕좌왕… 대설주의보는 모두 해제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22일 오전 9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일대. 나무와 길가엔 간밤에 내린 눈이 소복이 쌓였고, 차들은 미처 털어내지 못한 눈을 덮어쓴 채 달리고 있었다. 기온은 -2도로 그렇게까지 춥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목도리·부츠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연신 손에 쥔 '핫팩'을 주물렀고, 온열 의자는 몸을 녹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임숙희 씨(65·여)는 "눈도 많이 쌓였다고 해 내복을 껴입고 나왔다"며 "신발 사이로 물이 들어가 발이 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지환 씨(28·남)는 "일어나 보니 눈이 많이 와 있어 차를 갖고 나오려다가 지하철을 택했다"며 "급하게 나오느라 워커를 신지 않았는데 넘어질 뻔했다. 오늘 하루 종일 조심해야겠다"고 걱정했다.
인도를 걸어가던 한 남성은 넘어지기도 했다.
반면 인근 택시 정류장의 경우 도로가 얼 것을 염려했는지 비교적 한산했다.
출근길 도로에선 눈으로 더럽혀진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지 차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여성은 도로에 자신의 차를 세우고 창문에 붙어 있던 눈을 연신 털어내고 있었다.
큰 도로에선 일찍부터 제설작업이 이뤄졌지만, 이면도로는 아직 눈이 쌓인 그대로였다. 도로 주변에 세워져 있던 차들도 눈에 싸여 고립된 듯했다.
눈을 치우러 나온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공사장에선 인부들이 큰 삽을 들고 차량 출입구 주변의 눈을 치우고 있었다. 지하철역 부근에도 직원들이 대거 나와 빗자루로 눈을 쓸고 염화칼슘을 뿌렸다.
정연지 씨(30·여)는 "지하철 타러 가는 길은 눈이 쌓여있지 않아 그나마 편했다"며 "퇴근길엔 눈이 좀 녹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인천 전역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같은 시간 기준 인천의 누적 적설량은 중구 10.9㎝, 부평구 10.2㎝, 연수구 9.5㎝, 강화 교동면 9.2㎝, 연평도 5㎝이다.
인천엔 전날 오후 8시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서해 5도는 오후 11시, 옹진지역은 오후 11시 40분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대설 관련 피해 접수 건수는 총 11건이다. 대부분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고립된 사고, 가로수 쓰러짐 등 시설물 피해였다.
인천시는 전날 대설특보 발표 이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인력 352명, 장비 167대를 투입해 제설제를 살포하고 있고, 480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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