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보니 눈꽃 세상"… 인천 조심조심 출근길

도로 위 차량도 우왕좌왕… 대설주의보는 모두 해제

밤새 눈이 내린 22일 오전 8시쯤 인천시 남동구 예술회관역 앞에서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2024.2.22/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22일 오전 9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일대. 나무와 길가엔 간밤에 내린 눈이 소복이 쌓였고, 차들은 미처 털어내지 못한 눈을 덮어쓴 채 달리고 있었다. 기온은 -2도로 그렇게까지 춥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목도리·부츠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연신 손에 쥔 '핫팩'을 주물렀고, 온열 의자는 몸을 녹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임숙희 씨(65·여)는 "눈도 많이 쌓였다고 해 내복을 껴입고 나왔다"며 "신발 사이로 물이 들어가 발이 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지환 씨(28·남)는 "일어나 보니 눈이 많이 와 있어 차를 갖고 나오려다가 지하철을 택했다"며 "급하게 나오느라 워커를 신지 않았는데 넘어질 뻔했다. 오늘 하루 종일 조심해야겠다"고 걱정했다.

인도를 걸어가던 한 남성은 넘어지기도 했다.

반면 인근 택시 정류장의 경우 도로가 얼 것을 염려했는지 비교적 한산했다.

출근길 도로에선 눈으로 더럽혀진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지 차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여성은 도로에 자신의 차를 세우고 창문에 붙어 있던 눈을 연신 털어내고 있었다.

22일 오전 8시 인천시 남동구 예술회관역 인근에서 밤사이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2024.2.22/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큰 도로에선 일찍부터 제설작업이 이뤄졌지만, 이면도로는 아직 눈이 쌓인 그대로였다. 도로 주변에 세워져 있던 차들도 눈에 싸여 고립된 듯했다.

눈을 치우러 나온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공사장에선 인부들이 큰 삽을 들고 차량 출입구 주변의 눈을 치우고 있었다. 지하철역 부근에도 직원들이 대거 나와 빗자루로 눈을 쓸고 염화칼슘을 뿌렸다.

정연지 씨(30·여)는 "지하철 타러 가는 길은 눈이 쌓여있지 않아 그나마 편했다"며 "퇴근길엔 눈이 좀 녹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인천 전역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같은 시간 기준 인천의 누적 적설량은 중구 10.9㎝, 부평구 10.2㎝, 연수구 9.5㎝, 강화 교동면 9.2㎝, 연평도 5㎝이다.

인천엔 전날 오후 8시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서해 5도는 오후 11시, 옹진지역은 오후 11시 40분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대설 관련 피해 접수 건수는 총 11건이다. 대부분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고립된 사고, 가로수 쓰러짐 등 시설물 피해였다.

인천시는 전날 대설특보 발표 이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인력 352명, 장비 167대를 투입해 제설제를 살포하고 있고, 480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밤새 눈이 내린 22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역 앞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을 재촉하고 있다.2024.2.22/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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