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없이 작업하다"…현대제철 질식사고 1명 사망·2명 중상(종합3보)
4명은 치료받고 퇴원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방독면을 쓰지 않고 폐기물 수조를 청소하던 노동자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인천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 공장에서 발생한 질식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외주 청소업체 직원 A씨(34·남)이 숨졌고, B씨(67·남)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상을 입은 현대제철 직원 C씨(52·남)와 외주업체 직원 3명 등 4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B씨는 당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옮겨진 병원에서 의식을 잃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됐다. 다른 중상자 1명은 의식장애를 호소하며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2분쯤 인천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 공장에서 수조청소를 하던 작업자 7명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폐수처리장 저류조에 있는 찌꺼기와 폐수를 준설 차량을 이용해 저장수조로 이동시키다가 성분을 알 수 없는 가스를 흡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 등은 방독면이 아닌 보호마스크만 쓰고 있었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국립과학수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중부지방노동청은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작업을 중단시키고 현대제철과 외주 청소업체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수사를 시작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면 원청과 하청 모두 수사 대상이다. 특히 해당 외주 청소업체의 경우 노동자 수 5인 이상으로 확대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에 적합한 보호장구를 착용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며 "작업자들이 흡입한 가스의 성분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2022년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대제철에서 벌어진 4번째 중대재해다. 2022년 3월 당진제철소에서 노동자가 도금용 대형용기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같은 달 예산공장에서도 노동자가 철골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같은 해 12월 당진제철소에서는 원료처리시설 안전난간 보수공사 중 노동자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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