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왔나" 연평도 찾은 인천시 행정부시장에 주민들 불만 쏟아내
"대피소 4시간 동안 어르신들, 어린이들 식사도 못해"
대피소까지 거리 멀어 개선 요구하는 목소리도
- 이시명 기자
(연평도=뉴스1) 이시명 기자 = 박덕수 인천시 행정부시장이 '북 포격도발'에 불안해하는 연평도 주민들을 만났지만 정작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박 부시장은 9일 오전 11시20분쯤 ‘2024 갑진년 연평면 신년인사회’가 열린 연평면사무소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문경복 옹진군수와 연평 이장협의회·부녀회·자원봉사센터 관계자, 주민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박 부시장이 이날 연평도를 찾은 것은 북한의 연이은 해안포 사격으로 서해5도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주민 보호대책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박 부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해병이 북한이 쏜 포탄보다 2배 많게 쐈다”며 “북한이 우리 전력에 놀라 함부로 또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시장의 발언이 끝난 뒤 몇몇 주민들은 인천시 등 행정기관의 대응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 A씨는 “(지난 5일)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4시간 동안 묶여 있을 때 어르신들, 어린애들 식사도 못했다”며 “그럼에도 대책을 얘기해 준 행정기관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자 1통이라도 했으면 위안이 될 텐데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대피소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도 있었다.
B씨는 “남부리 주민들은 대피소가 멀다보니 대피소까지 가는 시간이 20분이나 걸린다”며 “이동 편 제공, 지하대피소 건립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부시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 부시장은 신년인사회에서 1시간쯤 지난 낮 12시20분쯤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를 떴다.
박 부시장 점심 식사 자리에는 주민들도 동행했지만 박 부시장과 떨어져 앉아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박 부시장이 이처럼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뜨자 주민들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C씨는 "인천시의 보여주기식 행정에 연평주민만 놀아나고 있다"며 "(박 부시장이)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연평도를 찾았다는데 주민 입장에서는 '관광지 방문'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9~11시 200발, 6일 오후 4~5시 60발, 7일 오후4시께 90발 등 사흘 연속 서해상으로 포 사격도발을 감행했다.
앞서 유정복 인천시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참석과 하와이 호놀룰루시와의 우호협력을 위해 지난 8일 5박7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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