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인천 화재 호텔 투숙객 "삽시간에 비상구로 인파 몰려"
"오도가도 못해, 혼돈 그 자체"…당시 긴박했던 상황 전해
2명 중상·54명 경상…소방, 추가 부상자·피해 규모 등 확인 중
-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대피자들이 삽시간에 비상구로 몰렸는데, 불이 아래층에서 났다길래 오도 가도 못하고 혼돈 그 자체였어요."
17일 5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인천 논현동 호텔 화재' 현장에서 15층 투숙객 50대 남성 A씨는 대피 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내와 인천 여행을 왔다가 호텔 15층에 투숙 중이었는데, 오후 9시 조금 넘어서 불이 났다는 안내 방송과 경보음이 울렸다"며 "처음에는 (기계 오작동인가)믿질 않았는데, 문 밖에 나가 보니 아래층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위험할 것 같아서 비상문을 이용해 내려가려고 했는데, 이미 대피자들로 가득 찬 상태였다"며 "5층과 6층에 이르렀는데, 그제야 불이 아래층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 "한동안 사람들이 내려가길 주저했고, 머뭇거리는 순간 연기가 들이차고 매캐한 냄새가 비상구를 가득 메웠다"며 "소방대원들의 대피유도로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11층 투숙객 중 대피자인 30대 B씨도 "호텔에 들어와 씻고 막 잠을 자려는데 화재경보음을 들었다"며 "오작동 인줄 알았는데, 연기가 보이길래 서둘러 문 밖을 나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전체 18층짜리 건물로 총 203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날 165개 객실에 투숙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투숙 인원은 구체적으로 추산되지 않았으나, 대략 1객실당 투숙객을 2명으로 예상한다면 대략 300여명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당시 현장은 다수의 대피 인원이 순간적으로 몰리면서 아비규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화를 면한 투숙객들은 당시 긴박했던 대피 상황을 고스란히 전했다.
대피 후에야 옷이 찢기거나 연기로 검게 그을린 모습을 확인하며 안도하는 투숙객들의 모습에서 다급했던 그때 상황을 짐작게 했다.
불은 17일 오후 9시1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전체 18층짜리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외국 국적의 A씨(37·여)가 전신에 2도 화상을입어 크게 다치고, B씨(26)가 대피 과정에서 추락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54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은 신고 접수 17분만인 오후 9시18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 후 272명과 장비 130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여 발생 1시간30여분만인 오후 10시30분께 불을 완전진화했다.
이어 불이 외부 1층에서 기계식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천장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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