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 급증, 한국 피신"…정부 7일부터 홍콩·마카오발 검역강화
홍콩 코로나19 확진·사망자 2주만에 50%급증
전문가들 "중국발 입국 확진자 수 심각"
- 정진욱 기자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홍콩에 사는 친구가 한국으로 피신한다고 하네요."
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만난 A씨(30대·여)는 이날 E출입구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A씨는 "홍콩에 살고 있는 친구가 오늘 공항으로 오는 날인데, 정부가 7일부터 방역을 강화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친구가 어제 SNS에서 '홍콩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다' '홍콩에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한국으로 피신을 하게 돼 다행'이라는 말을 했다"며 "홍콩도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구가 최근 홍콩에서 출발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어 안심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 하루 정도는 서울 자취방에서 방을 나눠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7일부터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중국발 입국자와 마찬가지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고강도 방역조치를 취했는데,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일자,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게도 중국발 입국자와 같은 고강도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홍콩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한 이유도 있다.
최근 홍콩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2주만에 50% 이상 급증했고, 지난 12월 홍콩발 입국자가 4만4614명으로 중국발 입국자(3만7121명)를 넘어선 점이 고려됐다. 미국·캐나다 등 주요국이 홍콩·마카오에 대해서도 검역을 강화한 점도 감안했다.
정부의 조치에 따라 오는 7일부터 홍콩과 마카오에서 출발해 국내에 들어오는 입국자들은 본토 출발 입국자들처럼 탑승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탑승 전 큐코드 입력 의무화도 적용된다.
다만 입국 후 PCR 검사 등 나머지 조치는 일단 홍콩·마카오 입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지만 향후 해당 지역 방역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홍콩·마카오발 입국자 중 확진자는 입원료를 지원하고, 식비와 치료비는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는 호텔 등 인근에 마련된 임시재택시설에서 7일간 격리하고, 입국 후 PCR 검사 비용과 격리시설 숙박비는 본인이 부담하도록 한 것을 볼 때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중국발 입국자 5명중 1명 확진...전문가들 "심각한 수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고강도 코로나19 방역조치가 강화된 2일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입국자 5명 중 1명이 확진자로 나타났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발 항공기 승객(승무원 포함)은 총 1052명으로 이중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이 인천공항 검사센터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이 중 61명이 양성반응을 보여 양성률은 19.7%로 나타났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국내에서도 양성률이 이 정도 수준이지만,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낸 통계라 중국발 입국자 확진자와 상황이 다르다"면서 "중국발 입국자는 무작위로 뽑은 사람 중 19.7%이기 때문에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3일 홍콩발 편수는 총 7편(제1터미널 6편, 제2터미널 1편)이며, 입국 예상 여객수는 총 1200여명(예약자 기준)으로 파악됐다. 마타오발 편수는 이날 없다.
중국발 편수는 3일 9편(제1터미널 7편, 제2터미널 2편)으로 입국객은 약 1050여명(예약자 기준)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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